​[데스크칼럼] 백내장 보험사기 병원의 말로(末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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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 기자
입력 2022-12-0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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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주경제]

우리 인체에서 가장 빨리 노화하는 기관은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눈이다.
 
눈의 질환에는 당뇨망막병증과 백내장, 건성안, 녹내장, 황반변성, 사시, 부안검(덧눈꺼풀) 등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대표되는 것은 노안과 백내장이다.
 
우선 노안은 수정체가 노화되어 근거리 조절능력이 떨어져 가까운 거리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눈의 조절력이 떨어져 가까운 글씨를 보기 힘들어지는 현상이다.
 

반면 백내장은 수정체의 단백질 성분이 변성되어 뿌옇게 혼탁해지는 증상을 말하는데 이는 주로 50대에 들어서면 유병률(환자 수의 비율)이 급격히 오른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1년 주요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33개 주요수술을 받은 환자는 총 168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인원이 가장 많은 수술은 무려 49만7000명이 받은 백내장 수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938.2명꼴로, 한 사람이 양쪽 눈 수술을 받은 경우까지 계산할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78만1220건의 수술이 이뤄진 셈이다. 말 그대로 백내장 수술이 대세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듯 싶다.
 
그런데 만일 백내장 등 눈의 질환을 매개로 치유의 목적보다는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병원이 있다면 아마도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뿐만 아니라 백내장 수술을 앞둔 이들에게는 참으로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0월 말 백내장 환자들의 입원 기록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지급 한도를 늘려 무려 1500억원대의 보험금을 불법으로 편취한 안과병원 두 곳을 적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강남에 소재한 이들 대형 안과병원은 2019년부터 지난 3년간 환자 1만6000여 명에게 허위로 입원 확인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입원 확인서를 작성한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 외래 치료로는 수술비 밖에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입원 서류를 조작, 이후 입원이 인정될 경우에는 실손 보험금 지급 한도가 질병당 5000만원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도무지 생각할 수 없는 지능적 대도(大盜)의 모습에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이들 병원의 행태가 경찰뿐만 아니라 과세당국의 레이다망에도 고스란히 걸려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세청은 환자알선 브로커 조직이 병의원과 함께 실손보험금을 편취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수사에 이은 연장선상이다.
 
대한의사협회도 해당 보험사기 사건에 연루된 안과병원 의사 2명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한편 브로커 일당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보험사기로 말미암아 경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 그리고 이번에는 검찰 수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불법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었을 때에는 이미 발을 빼고 싶어도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았는가.
 
대한의사협회는 이들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탁하게 만든 강물을 맑게 정화하는 동시에 실추된 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돌아보면 검찰에 고발된 이들 병원은 환자의 눈을 이용해 보험금을 불법으로 편취했다는 형법상의 문제 외에 또 다른 책임을 떠 안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백내장 보험사기로 인해 정상적으로 혜택을 받아야 할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더는 제 뱃속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의사와 그 의사에 붙어 기생하는 브로커가 근절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 중심에 대한의사협회의 지속적인 자정노력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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