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일주일이 주어진다면"…이강인 맹활약에 소환된 故 유상철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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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22-12-0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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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막내 이강인(21·스페인 마요르카)의 활약을 지켜본 축구 팬들이 고(故) 유상철을 떠올리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07년 KBS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났다. 당시 이강인의 나이는 만 6세였다. 이강인의 재능을 알아본 유상철 감독의 추천으로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으로 유학을 떠난 일화는 유명하다.

유상철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선수 은퇴 후 지도자의 삶을 살아오다 2019년 10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2020년 12월에는 환우와 축구팬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겠다며, 췌장암 투병기를 담은 유튜브 콘텐츠 ‘유비컨티뉴’를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유비컨티뉴 3~4회에는 유상철과 이강인의 만남이 그려졌다. 영상 초반 제작진은 유상철에게 ‘건강한 1주일이 주어진다면’이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그는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강인이가 하고 있는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싶다. 강인이가 어떻게 훈련 받는지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강인은 “오시면 되죠. 건강해지셔서 오면 좋죠. 스페인이 될지, 다른 곳이 될지 아닐지 모르지만”이라고 답했다. 유상철은 “대표팀 경기일 수도 있고, 다른 리그 경기일 수도 있고, 선생님이 치료 잘해서 경기를 보러 갈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상철은 지난해 6월 췌장암 투명 중 세상을 떠났고, 결국 이강인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이강인은 유상철이 떠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제가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약 1년 뒤, 이강인은 보란 듯이 월드컵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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