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연말에는 저평가·실적 상향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다수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회를 이용해 저점에 매수하라는 전략이다.
5일 하나증권은 매년 11월부터 연말까지 일시적으로 로테이션 장세가 나타나는 계절성이 관찰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 한 달간 3개월 주가낙폭과대 팩터는 +12.8%포인트(p)로 가장 성과가 높은 반면 이익 1개월, 3개월 상향 팩터는 각각 -5%, 6.7%의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12월에도 이어지는 로테이션 장세
11월 낙폭과대·실적 상향 종목은 △더블유씨피 △애경산업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삼강엠앤티 △HD현대 SK가스 △GS리테일 △현대건설기계 △인텔리안테크 △현대홈쇼핑 JYP Ent. △엔씨소프트대한유화 △두산밥캣 △에스엠 △파라다이스 △팬오션 △LS 등이 꼽혔다. 로테이션 장세 속에서도 호실적이 주가로 덜 반영된 새로운 실적 상향종목, 즉 '저평가 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상승세로 이어진 것이다.
◆철강·상사·운송·자동차 등 과거 대비 저평가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권 시장이 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비해 강한 모습이 관찰된다고 말한다. 지난 3분기 국내 상장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였다. 4분기는 -16%로 예상되며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2.5%로 하나증권은 추산하고 있다. 과거 코스피 지수는 국내 기업들의 분기별 영업이익 증가율에 따라 움직여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지수 레벨은 부진한 실적대비 높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상사·운송(택배)·자동차·섬유의복·유통·은행·손해보험·기술·하드웨어 등이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4개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치 대비 낮은 정도"라며 "금리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지만, 국내외 저평가 팩터의 성과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즉 내년 주도 업종의 핵심 조건은 밸류에이션 포텐셜이라는 것이다.
◆낙폭과대주 1위는 '가구'·2위는 '미디어·엔터
낙폭과대주 중 상위 업종으로 1위 가구가 꼽혔다. 관련주로는 △지누스 △한샘 △시디즈 등이 있다. 올해 기관들은 가구 업종에 700억원을 순매도, 시총 대비 -2.5%의 순매수 강도를 기록하고 있다. 업종 지수도 코스피 대비 56%를 하회하고 있다. 실적 전망치도 업종 내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하향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최근 공매도 거래 비율이 급갑했고, 연말 로테이션 계절성을 감안했을 때 매수 시점이 온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2위 미디어·엔터로 △넷마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CJ CGV △하이브 △CJ ENM 등이 있다. 역시 순매수 강도는 -0.8%, 코스피 지수보다 48%를 하회한다. 내년 실적도 하향되는 업종이지만, 해당 섹터도 공매도 거래 비중이 줄고 있어 연말 매수용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3위는 디스플레이 업종이다. △SK테크놀로지 △LG디스플레이 등이 있다. 해당 업종의 1년간 기관 순매수 강도는 -1.5%이고 시장대비 상대수익률은 -10.6%p다. 실적 모멘텀은 업종 중 최하위이며, 내년 실적 하향 폭도 -57%로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공매도 거래비중이 최근 1% 수준으로 급격하게 낮아졌다는 점 등은 단기 주가 측면에서 최악의 국면은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고금리 영향으로 낙폭이 컸던 대형 성장주와 리오프닝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선을 두고 공방전이 당분간 진행될 수 있지만, 대형 성장주와 리오프닝 수혜가 될 수 있는 국내 소비재와 산업재 등의 순환매 흐름이 기대가 가능하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접근 역시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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