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안 쳤다" 변명하는 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의구심 갖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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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12-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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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차대조표 중복 표기 가능성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파산 신청을 한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가 유력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고의적 사기가 아니었다"고 변명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명에도 의구심은 식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FTX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가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로 빠져나간 경위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는 뱅크먼-프리드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고객 자금에 대해 "알라메다리서치로 송금됐고, 그 이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자금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시스템 결함을 탓했다. 내부 시스템 결함으로 알라메다의 거래 규모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알라메다로 연결된 고객 자금의 이동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으며 알라메다 거래의 막대한 규모와 위험이 드러나지 않았다. 뱅크먼-프리드는 "달러는 서로 대체가 가능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이 추적할 수 있는 1달러 지폐와 같은 것은 없다"며, 자금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WSJ는 반박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자신이 알라메다 경영에서 물러났고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으나, WSJ는 그가 알라메다 지분의 90%를 소유한 최대주주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매체는 뱅크먼-프리드의 인터뷰 발언대로라면 알라메다에 흘러간 FTX 고객 자금이 FTX와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에 중복으로 기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근 뱅크먼-프리드는 뉴욕타임스(NYT) 등 유력 언론과 인터뷰를 이어나가면서 자신을 향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NYT와 인터뷰를 단행한 뱅크먼-프리드는 자신의 형사 책임 가능성에 대해 "내 자신과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있다"고 형사 처벌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자산이 "1000만 달러가 줄었다"고 답했다. 이어 "숨은 자금은 따로 없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FTX에 담았다"고 답했다 .

바하마의 고급 주택에 머무는 뱅크먼-프리드는 파파라치를 피해 숙소에 틀어박혀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아파트를 거의 떠나지 못한다. 가까운 친구들과 동료들도 마찬가지이고, 지금은 (모두가)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판론자들도 뱅크먼-프리드처럼 지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실수로 수십억 달러를 날렸다는 주장에 의구심을 표한다. 고의로 고객 돈을 빼돌린 게 아니냐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는 "내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했는지 자문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난 그들을 비웃었을 것 같다"라고 반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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