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공연 4일 전 작가에게 알린 창비...손원평 작가 "창비, 뼈를 깎는 쇄신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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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12-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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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창비]


 
 
출판사와 연출가의 ‘2차적저작물’에 관한 안일한 인식이 드러났다.
 
창비는 5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에서 “본사 출간 도서인 손원평 장편 <아몬드>를 원작으로 하는 해당 극(2019년 9월 초연, 2021년 5월 제2차 공연, 2022년 5월 제3차 공연)의 제4차 공연 기획이 저작권자 및 저작권 중개를 담당하는 출판사의 허가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10월 17일 용인문화재단의 온라인 보도자료를 통해 발견했다"라며 "10월 18일 제작 재단과 극단 측에 이 사안에 대해 항의하고 경위 파악 및 사실 확인, 계약 조건 전달을 요청했다. 이후 11월 29일 극단 측 계약 조건을 최종 수령하고 저작권자인 작가에게 해당 사안을 알리고 2차적 저작물 사용 허가 여부를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비는 "그 사실을 미리 작가에게 알리지 못하고 협의가 지연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저작권자인 작가가 허락하지 않은 공연이 계약 없이 준비되도록 하고, 계약 조건을 포함한 재공연 사실을 공연 시작 4일 전에 알리는 등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작가에게 신속히 공유하고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10월 17일 보도자료를 발견한 후 43일 후에 저자에게 사안을 전달했다. 
 
손 작가는 창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저작권자의 동의는 가장 후순위로 미뤄졌다”며 공연을 준비한 스태프와 배우, 관객의 권리와 금전적 손해를 입히고 싶지 않아 “떠밀리듯 상연에 동의했다”고 토로했다.

2차적저작물은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이다. 손 작가는 이 사실을 공론화한 데 대해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희미하고 불건강하게 자리 잡는 일에 방관하며 창작자의 영혼이 아무렇지도 않게 증발하는 데 일조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 작가는 “창비는 저자의 권리를 지키고 보호하는 출판사로서 뼈를 깎는 쇄신과 혁신을 거쳐야 할 것이다”라며 “허락도 받지 않은 공연이 날짜까지 정해져 홍보되고 있음을 알게 된 상황으로 돌아가 작가를 대리해 정당한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이제라도 수행해야 할 것이다. 해당 사안을 장기간 묵인하고 방치한 이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연극 ‘아몬드’를 연출한 극단 청년단의 민새롬 연출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민 연출은 이날 극단 청년단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사과문에서 “작가님과 출판사 저작권팀, 유관부서에 머리 숙여 정식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손원평 작가 글 [사진=창비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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