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과 내년 초를 기해 국내 5대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3명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 시국 장기화에 복잡해진 경제상황 속에서도 금융지주사들은 호실적과 더불어 빠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금융 CEO들의 실적·역량과는 무관하게 수장직을 둘러싼 외풍이 여전히 거세게 불어, 연임과 교체의 기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금융 가운데 수장 임기 만료가 임박한 곳은 이달 말 NH금융그룹(손병환), 내년 3월 신한금융그룹(조용병), 우리금융그룹(손태승) 등 총 3곳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6년여 째 신한금융을 이끌고 있고,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2019년 우리금융의 지주사 체제 전환 후 4년여 간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손병환 NH금융그룹 회장 역시 취임 2년여를 맞게 됐다.
해당 수장들은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금융지주 및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나, 이들의 연임 여부는 실적 및 의중과 무관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우선 현재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CEO는 조 회장이 유일하다. ‘3연임’을 준비하고 있는 조 회장은 최근 이사회가 발표한 차기 회장 쇼트리스트(조용병, 진옥동, 임영진)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사실상 연임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높다.
반면, 우리금융그룹 손 회장과 NH금융그룹 손 회장은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금융당국과 DLF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인 손태승 회장은 오는 15일 대법원 판결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받아들게 된다. 이미 앞서 2심까지의 법적공방에서 내리 승소하며 승기를 잡고 있으나 당국이 라임사태 등에 따른 손 회장 중징계 등을 갑작스레 발표하고 CEO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다소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현 정부 실세로 불리는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금융사 대표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금감원의 책무"라고 언급해 수장 인선 개입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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