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가주석이 국빈 방한한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경제 협력의 불씨를 지폈다. 윤석열 대통령과 베트남 서열 2위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이 합의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포문을 연 모양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8일(현지시간) 신라 모노그램 꽝남 다낭에서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와 공동으로 ‘2022 백두포럼’을 열었다.
올해로 13회차를 맞는 백두포럼은 중소기업 대표 글로벌 포럼이다. 중소기업 해외 네트워크 구축과 통상 현안 논의를 위해 주로 중소기업 해외 진출 거점국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 중소기업 대표단을 비롯해 안민식 주다낭대한민국총영사, 최광진 IBK기업은행 부행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에서는 응우옌 반 두억 롱안성 당서기, 팜 탄 콩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과 베트남 기업인 등 40여명이 자리했다.
글로벌 질서 급변에 따른 중소기업 생존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이번 포럼의 주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한국·베트남 협력과제’로 잡았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최경수 삼성전자 상무는 베트남 부품산업 육성 지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 상무는 공급망 생태계 구축, 인적역량 강화 등 2015년부터 삼성전자가 베트남 내 공급망 체계 구축을 위해 추진해 온 사업 사례를 공유했다. 최 상무는 “삼성과 베트남 기업 간 거래는 2014년 326개사에서 지난해 752개사로 늘었다”며 “현지 제조 역량 우수 업체를 대상으로 삼성 글로벌 공급망 우선 참여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성호 롯데프라퍼티스 호치민 법인장이 롯데그룹의 베트남 투자 배경과 사례를 주제로 유통·호텔·인프라·식품·화학 등 주요 사업별 베트남 시장 진출 현황을 소개했다. 전 법인장은 “롯데의 베트남 사업 확장과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상호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대표 산업단지개발기업인 사이공텔의 응우옌 캄 프엉 대표는 저렴한 노동력과 성공적인 인플레이션 대응 정책 등을 들며 베트남 시장의 이점을 설명했다. 프엉 대표는 “한국 중소기업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유리한 여건 조성을 위해 베트남 정부가 법적·행정적 절차를 지원해야 한다”며 “나아가 한·베트남 중소기업지원센터의 발전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 “한국, 첨단기술·전문인력 지원…베트남, 아낌없는 정책지원해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금까지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 협력이 전자나 섬유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경제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한국은 베트남에 첨단기술와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베트남 정부는 기존의 제도를 정비하고 아낌없는 정책지원을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이 더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은 중국·미국·일본에 이은 한국의 4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1992년 국교 수립 당시 4억9000만 달러였던 양국의 교역액은 지난해 806억9000만 달러로 164배 증가했다. 푹 주석은 지난 5일 한국을 찾아 윤 대통령과 국내 주요 대기업 수장들과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푹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구축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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