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주요 에너지·원자재 기말 가격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우선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은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하락세를, 원유는 산유국들의 가격 방어로 소폭 상승을 예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와 공급 위축으로 올해 급등했던 석탄 가격은 증산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원유는 전 산업의 필수재로 수요 충격이 제한적이라 내년 상·하반기 가격 추이가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센터장들의 추정가격을 산술 평균한 결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MMBtu(열량 단위)당 가격은 지난달 말 6.9달러에서 내년 상반기 6.3달러, 하반기 6.5달러가 점쳐진다. 석탄(국제원자재거래소)의 톤(t)당 가격은 지난달 말 279달러에서 내년 상반기 206달러, 하반기 202달러로 나타났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달 말 81달러에서 내년 상반기 82달러, 하반기 84달러로 관측된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제한된 공급과 경기부진의 변수가 충돌해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전반적으로는 강보합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철광석 및 비철금속 예상 가격은 뚜렷한 상저하고 흐름이 우세하다. 내년 상반기 철광석(다렌상품거래소) 톤당 가격은 737위안, 하반기 776위안, 구리(이하 런던금속거래소) 톤당 가격은 내년 상반기 7817달러, 하반기 8290달러로 전망됐다. 아연 가격은 내년 상반기 2963달러, 하반기 3124달러가 예상되며, 알루미늄은 내년 상반기 2314달러, 하반기 2552달러로 조사됐다.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 등 불확실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중국이 철광석 전 세계 물동량의 70~80%를 점유하고 있어 자체 수급 요인보다 중국의 상황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구리는 전기·전자·통신·건설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품목이라 주요국의 긴축 속도와 수요 회복 가능성에 따라 하반기 가격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알루미늄은 공급 과잉 상태며 중국당국이 탄소 과다 배출을 이유로 생산 제한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리나라 삼원계(NCM) 배터리 주원료인 니켈, 코발트는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 중 가격이 소폭 오른다는 견해다. 니켈(런던금속거래소) 가격은 상반기 2만4200달러, 하반기 2만4905달러, 코발트는 상반기 5만1178달러, 하반기 5만2633달러로 나타났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리튬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자원개발이 늘어나 독일, 프랑스, 호주 등의 리튬 상용화를 비롯해 확연한 공급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여기에 알버말, 티엔치리튬 등 글로벌 리튬 업체의 대규모 신규 물량이 늘어나는 것도 약세 전망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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