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절차를 대폭 완화한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 구조안전성 비중을 대폭 낮추고, 중복규제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민간공급을 막는 대못으로 작용한 재건축 규제가 풀리면서 30년 이상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조안전성 비중 낮추고, 주거환경·설비노후도 높여...안전진단 탈락한 10곳 중 7곳 '통과'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 중 하나로,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2018년 3월 문재인 정부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문 정부는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가 개발 호재로 가격이 폭등하자 안전진단 항목인 아파트의 구조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강화하고, 조건부 재건축 대상에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의무적으로 거치게 하면서 재건축을 우회적으로 막아왔다.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안전진단 통과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평가항목인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은 현행 50%에서 30%로 낮아진다. 대신 층간소음·일조환경·주차대수 등 주민들의 실질 주거만족도를 평가하는 '주거환경' 비중을 현행 15%에서 30%로 높인다. 난방·배수·전기·주차장·소방시설 등의 '설비노후도' 비중도 25%에서 30%로 변경된다.
안전진단 평가 총점에서 '조건부 재건축' 범위도 축소했다. 안전진단을 신청하면 평가 항목별 점수 비중을 조정하는데 기존에는 합산 총점이 30점 이하인 경우에만 재건축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현재 조건부 재건축 점수에 해당하던 30~45점 이하도 재건축으로 편입돼 개발이 가능해진다. 나머지 45~55점은 조건부 재건축, 55점을 초과하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조건부 재건축 가능 점수인 30~55점은 2003년 제도 도입 이후 한 번도 개선된 적이 없고, 구간 범위도 넓다 보니 사실상 재건축 판정을 막는 허들로 작용했다"면서 "조건부재건축 점수 구간을 45~55점으로 조정해 현실적으로 재건축이 필요한 곳은 바로 추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 분석 결과 2018년 3월 이후 현행 기준으로 안전진단 절차가 완료된 46개 단지의 경우 '재건축' 판정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46개 단지 중 25개(54.3%)가 유지보수 판정을 받아 재건축이 불가했고, 21개(45.7%)는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변경된 기준을 적용하면 46개 단지 중 12개(26.1%)가 재건축 판정을, 23개(50%)가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의 76% 이상(35개)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겹규제'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도 지자체가 요구하는 경우에만 하도록 제한했다. 기존에는 민간 안전진단 기관이 1차 안전진단을 수행한 뒤 점수가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되면 의무적으로 국토안전관리원이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2차 안전진단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에서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를 받았다.
1차 안전진단에는 통상 3~6개월, 2차에는 7개월이 소요된다. 1차 안전진단에 소요되는 비용은 1500가구 기준 약 2억6000만원이다. 2차에도 1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대부분은 2차에서 '재건축 불허' 판정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 통제를 위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 현재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의 경우 1∼14단지 가운데 2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단 한 곳(6단지)이다.
국토부는 "이중으로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과도한 중복에 해당하며, 사회적으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면서 "앞으로는 조건부재건축도 중대한 오류 발생 등 예외적 사항 발생시 지자체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적정성 검토를 요청하더라도 1차 안전진단 내용 전체가 아니라 미흡한 부분에 한해서만 적정성 검토를 한다. 또 조건부 재건축에 적용하던 재건축 시기 조정방안도 보완해 시장 불안이나 전월세난이 우려되는 경우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수립)을 1년 단위로 조정하도록 하는 등 시기 조정 방법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민간공급을 막는 대못으로 작용한 재건축 규제가 풀리면서 30년 이상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조안전성 비중 낮추고, 주거환경·설비노후도 높여...안전진단 탈락한 10곳 중 7곳 '통과'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 중 하나로,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2018년 3월 문재인 정부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안전진단 통과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평가항목인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은 현행 50%에서 30%로 낮아진다. 대신 층간소음·일조환경·주차대수 등 주민들의 실질 주거만족도를 평가하는 '주거환경' 비중을 현행 15%에서 30%로 높인다. 난방·배수·전기·주차장·소방시설 등의 '설비노후도' 비중도 25%에서 30%로 변경된다.
안전진단 평가 총점에서 '조건부 재건축' 범위도 축소했다. 안전진단을 신청하면 평가 항목별 점수 비중을 조정하는데 기존에는 합산 총점이 30점 이하인 경우에만 재건축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현재 조건부 재건축 점수에 해당하던 30~45점 이하도 재건축으로 편입돼 개발이 가능해진다. 나머지 45~55점은 조건부 재건축, 55점을 초과하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조건부 재건축 가능 점수인 30~55점은 2003년 제도 도입 이후 한 번도 개선된 적이 없고, 구간 범위도 넓다 보니 사실상 재건축 판정을 막는 허들로 작용했다"면서 "조건부재건축 점수 구간을 45~55점으로 조정해 현실적으로 재건축이 필요한 곳은 바로 추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 분석 결과 2018년 3월 이후 현행 기준으로 안전진단 절차가 완료된 46개 단지의 경우 '재건축' 판정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46개 단지 중 25개(54.3%)가 유지보수 판정을 받아 재건축이 불가했고, 21개(45.7%)는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변경된 기준을 적용하면 46개 단지 중 12개(26.1%)가 재건축 판정을, 23개(50%)가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의 76% 이상(35개)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겹규제'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도 지자체가 요구하는 경우에만 하도록 제한했다. 기존에는 민간 안전진단 기관이 1차 안전진단을 수행한 뒤 점수가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되면 의무적으로 국토안전관리원이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2차 안전진단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에서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를 받았다.
1차 안전진단에는 통상 3~6개월, 2차에는 7개월이 소요된다. 1차 안전진단에 소요되는 비용은 1500가구 기준 약 2억6000만원이다. 2차에도 1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대부분은 2차에서 '재건축 불허' 판정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 통제를 위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 현재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의 경우 1∼14단지 가운데 2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단 한 곳(6단지)이다.
국토부는 "이중으로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과도한 중복에 해당하며, 사회적으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면서 "앞으로는 조건부재건축도 중대한 오류 발생 등 예외적 사항 발생시 지자체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적정성 검토를 요청하더라도 1차 안전진단 내용 전체가 아니라 미흡한 부분에 한해서만 적정성 검토를 한다. 또 조건부 재건축에 적용하던 재건축 시기 조정방안도 보완해 시장 불안이나 전월세난이 우려되는 경우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수립)을 1년 단위로 조정하도록 하는 등 시기 조정 방법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전국 1120개 단지서 수혜..."중·장기적으로 도심서 양질의 공급 늘어날 것"
이번 개선안은 현재 안전진단을 수행 중이거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마치지 못한 단지에도 모두 적용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30년 이상 지나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200가구 이상) 중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는 전국 1120개 단지다. 서울 389개 단지, 경기 471개 단지, 인천 260개 단지 등에서 이번 제도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그동안 침체됐던 재건축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를 포함해 구도심의 대규모 재정비사업이 필요한 시기에 나온 시의적절한 대책"이라며 "재건축을 억제하는 도구로 활용되던 기존의 제도가 앞으로는 촉진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단지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금리인상, 부동산 침체 등의 상황이 여전하고, 재건축 사업 자체의 불확실성,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을 고려하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안전진단은 분양가상한제, 재초환과 함께 재건축 사업의 3대 규제로 작용해 그동안 민간공급을 막아왔다"면서 "마지막 남은 규제인 안전진단을 걷어냄으로써 그동안 멈춰있던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돼 중장기적으로 도심에 양질의 주택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은 현재 안전진단을 수행 중이거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마치지 못한 단지에도 모두 적용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30년 이상 지나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200가구 이상) 중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는 전국 1120개 단지다. 서울 389개 단지, 경기 471개 단지, 인천 260개 단지 등에서 이번 제도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그동안 침체됐던 재건축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를 포함해 구도심의 대규모 재정비사업이 필요한 시기에 나온 시의적절한 대책"이라며 "재건축을 억제하는 도구로 활용되던 기존의 제도가 앞으로는 촉진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단지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금리인상, 부동산 침체 등의 상황이 여전하고, 재건축 사업 자체의 불확실성,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을 고려하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안전진단은 분양가상한제, 재초환과 함께 재건축 사업의 3대 규제로 작용해 그동안 민간공급을 막아왔다"면서 "마지막 남은 규제인 안전진단을 걷어냄으로써 그동안 멈춰있던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돼 중장기적으로 도심에 양질의 주택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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