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는 동안 중국이 유럽 시장을 장악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배터리 시장인 유럽을 적극 공략하면서 2031년에는 국내 배터리 기업과의 생산능력 격차를 1.6배까지 벌릴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데이터 제공업체 벤치마크 미네랄스(Benchmark Minerals)에 따르면 중국은 2031년까지 유럽에서 322GWh(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192GWh로 중국의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는 미국의 IRA 제정을 기점으로 한국과 중국의 대유럽 전략이 크게 갈렸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은 IRA 최종안을 발표할 즈음, 중국의 CATL은 헝가리에 약 76억 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이 같은 투자를 기반으로 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헝가리 투자 발표 이후, 벤츠는 성명을 내고 자사가 CATL 헝가리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받는 첫 번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초기 주문량 역시 유럽 내 다른 완성차 기업보다 많다고 전했다.
헝가리 데브레첸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인 BMW에도 CATL의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밖에 폭스바겐 아우디 브랜드, 스텔란티스 등 헝가리를 생산거점으로 하는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CATL과의 거래를 공식화하는 중이다.
같은 기간 한국은 미국의 IRA 대응에 집중했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에 적극 나서면서 유럽 투자를 미뤄왔고, 사업 파트너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기업에 한정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에, SK온이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 거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이는 지난해 발표된 투자계획의 일환이며, 올해는 미국 투자에만 집중했다. 사업 확장 방안 역시 바이든 정부의 자국보호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 기업과의 협업 및 합작사 설립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사실상 미국에서 퇴출당한 중국이 오로지 유럽에만 집중한 것과 비교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럽의 배터리 시장 규모 예상치는 123억7500만 달러로 북미의 68억4600만 달러와 비교해 2배 가까이 크다. 아시아의 시장 규모는 256억7100만 달러로 추정된다.
KISTI가 전망한 각 대륙의 배터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유럽이 38.4%로 가장 높았고, 아시아가 36.7%, 북미가 25.5%로 나타났다. 2025년 유럽의 배터리 시장 규모는 454억5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됐으며, 미국은 3분의 1 수준인 169만940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들이 북미의 강경 보호정책에 대응하다가 정작 큰 시장을 내주고 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 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나왔는데, 최근 미국 내 기업인 GM과 포드까지 IRA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내용의 로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진출이 한시가 바쁜 상황에서 중국산 배터리 소재 대체에 투자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이유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장 중에서는 가장 작다고 볼 수 있는 북미에 지나치게 힘을 쏟다 보니 정작 큰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며 “IRA는 미국과 북미 진출 기업 모두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데이터 제공업체 벤치마크 미네랄스(Benchmark Minerals)에 따르면 중국은 2031년까지 유럽에서 322GWh(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192GWh로 중국의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는 미국의 IRA 제정을 기점으로 한국과 중국의 대유럽 전략이 크게 갈렸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은 IRA 최종안을 발표할 즈음, 중국의 CATL은 헝가리에 약 76억 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이 같은 투자를 기반으로 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헝가리 투자 발표 이후, 벤츠는 성명을 내고 자사가 CATL 헝가리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받는 첫 번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초기 주문량 역시 유럽 내 다른 완성차 기업보다 많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미국의 IRA 대응에 집중했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에 적극 나서면서 유럽 투자를 미뤄왔고, 사업 파트너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기업에 한정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에, SK온이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 거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이는 지난해 발표된 투자계획의 일환이며, 올해는 미국 투자에만 집중했다. 사업 확장 방안 역시 바이든 정부의 자국보호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 기업과의 협업 및 합작사 설립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사실상 미국에서 퇴출당한 중국이 오로지 유럽에만 집중한 것과 비교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럽의 배터리 시장 규모 예상치는 123억7500만 달러로 북미의 68억4600만 달러와 비교해 2배 가까이 크다. 아시아의 시장 규모는 256억7100만 달러로 추정된다.
KISTI가 전망한 각 대륙의 배터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유럽이 38.4%로 가장 높았고, 아시아가 36.7%, 북미가 25.5%로 나타났다. 2025년 유럽의 배터리 시장 규모는 454억5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됐으며, 미국은 3분의 1 수준인 169만940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들이 북미의 강경 보호정책에 대응하다가 정작 큰 시장을 내주고 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 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나왔는데, 최근 미국 내 기업인 GM과 포드까지 IRA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내용의 로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진출이 한시가 바쁜 상황에서 중국산 배터리 소재 대체에 투자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이유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장 중에서는 가장 작다고 볼 수 있는 북미에 지나치게 힘을 쏟다 보니 정작 큰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며 “IRA는 미국과 북미 진출 기업 모두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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