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88년 팬암기 폭파사건 피의자 34년 만에 신병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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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12-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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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발물 제조 도운 혐의로 기소

  • 미국 법정에 기소되는 팬암기 사건 첫 피의자 될 전망

1988년 12월 22일 스코틀랜드 로커비에서 팬암기가 폭발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1988년 발생했던 팬아메리칸월드항공 여객기(팬암기) 폭파 사건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팬암기 폭파에 사용된 폭탄을 만든 혐의로 아부 아글리아 무함마드 마수드를 구금했다. 전직 리비아 정보요원인 마수드는 팬암기 폭파 사건에서 259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988년 12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던 팬암기 103편 항공기는 이륙한 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한 뒤 추락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승무원 16명을 포함한 탑승자 259명이 모두 숨졌고, 지상에서도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진 이들의 국적만 21개국에 달했다.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했다는 이유로 '로커비 사건'으로도 불린다. 

미 법무부는 2020년 12월 마수드를 폭발물 제조를 도운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 당시 마수드는 다른 혐의로 리비아에 구금돼 있었으며 리비아 측은 신병 인도 관련 협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마수드는 미국 법정에 서는 첫 번째 팬암기 폭파 사건 피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수드에 앞서 사건 공범인 압델 바세트 알리 알 메그라히와 라멘 칼리파 피마는 1991년 특별협정 일환으로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네덜란드 법정에서 기소됐다. WP는 과거 공범들의 기소와 관련해 "리비아는 이들이 재판을 위해 미국이나 영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거부했다. 리비아는 이들에 대한 기소 추진을 시간 끌기로 맞섰고 그 결과 경제 제재를 받아야만 했다"고 보도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메그라히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암에 걸려 풀려난 뒤 2012년 숨졌으며, 피마는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마수드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날 미 법무부는 마수드의 구금 절차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WP는 이날 소식과 관련 "미 당국이 어떻게 신원을 확보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달 말 마수드가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자택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는 리비아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스코틀랜드 검찰도 수사 의지를 밝혔다. 스코틀랜드 검찰청 대변인 "폭파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은 마수드가 미국에 구금돼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스코틀랜드 검찰과 경찰은 마수드와 같이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영국 정부 및 미국과 협력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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