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단기자금 숨통 트인다… 중소형사 초단기물 발행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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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2-12-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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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초단기물에서 3~9개월 만기 자금 조달

[사진=연합뉴스]

자금시장이 우량물을 중심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도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11월에 만기가 1~3일에 불과한 초단기물을 다수 발행했던 증권사들도 12월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3~9개월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를 점하면서 얼어붙었던 자금시장이 해빙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들어 단기채나 기업어음(CP) 등을 통한 국내 증권사들의 초단기 자금 조달 규모가 급감했다. 11월까지 만기가 1~3일에 불과한 단기채로 자금을 조달했던 IBK투자증권은 12월 들어 초단기채 발행을 중단했다. 대신 지난 11월 29일 1년물 CP를 총 1500억원 규모, 1일에는 9개월물 CP를 총 250억원 규모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초단기물 발행을 멈추는 추세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1일물을 다수 발행했던 유안타증권도 지난 1일과 2일 만기 3개월 단기채를 총 400억원 발행했고 BNK투자증권도 지난 7일 1200억원을 3개월물 CP로 조달했다. 하이투자증권도 12월 1일 이후 1일물 발행을 중단했다. 대신 200억원을 만기 6개월 CP로 조달했고 1~3개월 단기채를 통해 800억원을 확보했다.

증권사들이 초단기채 발행을 중단한 것은 자금시장 안정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지난 11월에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각 증권사 자금 조달 담당자들이 1일물을 통해서라도 급전을 조달해야 했다. 투자자들이 시장을 믿지 못하게 되면서 자금을 길게 빌려주지 않으려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사로서는 만일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에 발행 비용과 이자 비용 증가를 감수하고 초단기물을 지속적으로 발행했다.

반면 1~6개월물 발행 증가 현상은 이들 증권사가 신뢰를 되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 증권사에 돈을 빌려줘도 제때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믿는 투자자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 담당이 느끼는 11월과 12월의 자금시장 온도는 천지 차이"라며 "우량물을 중심으로 투심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증권사들의 자금 조달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얼어붙었을 때는 누가 3개월씩이나 돈을 빌려주냐는 인식이 팽배해 3개월물 발행은 꿈도 못 꾸는 실정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회사채 발행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이제는 적잖은 증권사들이 3개월 이상 만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증권사들이 올해는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 금리도 자금시장 안정화를 시사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5.736%로 연 고점을 기록했던 AA-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12일 5.383%로 하락했다. 상승을 거듭하던 CP 91일물 금리도 지난 1일 5.54%에서 상승을 멈춘 후 12일 5.53%로 떨어졌다. CP 금리가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해 4월 16일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CP 금리는 13일 오전장에서도 0.01%포인트 내린 5.52%를 기록하며 하향세를 지속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아직 하루짜리 초단기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한양증권은 이달 들어 단기채를 총 16건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10건이 만기가 하루인 초단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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