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월가의 2023년 전망을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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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2-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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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 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켓워치에 최근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왔다. '월가의 2023년 전망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기사는 2021년 12월로 시간을 돌려 당시 월가 기관들의 증시 시장 전망을 돌아봤다. 그리고 월가의 전망 중 올해 시장을 제대로 예측한 기관을 찾을 수 없었다.
 
올해 미국 증시는 약세장이었다. 나스닥 지수가 29.62% 하락한 것을 비롯해 3대 지수 모두 무서운 속도로 떨어졌다. 가상화폐 시장은 더 암울했다. 비트코인은 60% 넘게 폭락했다.

마켓워치는 월가 기관들의 2022년 전망이 참혹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년 12월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에 수만 명에 달하는 군대를 집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월가 예측 중 우크라이나에 대해 언급한 곳은 극히 드물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정말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거의 없었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항해 오랜 기간 전쟁을 끌고 가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매체는 “이로 인해 예측가들이 겸손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그들은 올해 다시 돌아와 2023년에 일어날 일과 일어나지 않을 일을 자신 있게 예측한다”고 짚었다.
 
각 세부 종목에 대한 전망을 보면 더욱 처참하다. 한 월가 기관의 유명한 애널리스트는 2022년이 2021년보다 ‘더 나은 해가 될 것’이라고 과감하게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대치를 찍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는 대신 다수 월가 기관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하물며 한 투자사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까지 연간 기준으로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10%에 달하는 미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역시 마찬가지다. 한 월가 기관은 연준이 2023년까지 금리인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또 다른 기관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5%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봤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4%다.
 
한 월가 회사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0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약 1만7000달러 수준으로 예측한 가격보다 83%나 낮다. 또 다른 회사는 이더리움 가격이 290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이더리움은 현재 약 12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적 사모펀드 오크트리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하워드 막스는 ‘지식의 환상’(The Illusion of Knowledge)이라는 본인의 저서에서 월가 애널리스트들을 ‘안다파’와 ‘모른다파’로 나눴다고 한다.
 
‘안다파’는 경제, 금리, 시장 관련 지식이 투자 성공에 필수적이며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반면 ‘모른다파’는 미래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최선의 투자 작업을 수행한다. 막스는 ‘모른다 파’가 정직하다며, 행동경제학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의 발언을 소개했다.
 
"무엇인가를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그러나 더 두려운 것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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