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통업계는 기업 실적과 규모에 따라 희망퇴직 보상 규모가 큰 차이를 나타냈다.
3년 이상 급여, 퇴직 위로금에 자녀 학자금은 물론 창업 또는 취업 지원금을 추가로 제공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두 달치 급여만 받고 회사를 떠나야하는 처량한 이들도 있다.
13일 아주경제가 올해 하반기 희망퇴직을 실시한 남양유업, 오비맥주, 푸르밀, 하이트진로, 롯데하이마트 등 5개사의 희망퇴직 조건을 비교한 결과 하이트진로가 가장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와 남양유업의 희망퇴직 조건도 평균 이상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9월 근속 10년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했다. 오비맥주는 희망퇴직자에게 최대 34개월 위로금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반기 유통업체 중 희망퇴직을 단행한 기업은 롯데하이마트가 유일하다.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혹은 50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신청자에게는 최대 24개월 월급 수준의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1200만원이 지급된다.
중소업체인 푸르밀은 상대적으로 보상이 열악했다. 희망퇴직자에게 지급한 위로금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적자에 허덕이던 푸르밀은 지난 10월 사업종료를 선언하면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이때 일반직 직원의 경우 통상임금과 상여금 합산액의 2개월분을 위로금으로 책정했다. 기능직의 경우엔 위로금이 평균 월급액의 5~7개월치로 제시됐다. 통상 식품업계 위로금 규모가 '3년치 임금'임을 감안하면 푸르밀 직원들이 업계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보상을 받은 셈이다.
올해 희망퇴직은 실적 부진에 따른 감원 차원에서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기업은 조직개편을 위해 실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기업 규모와 실적에 따라 보상액이 양극화됐다고 평가한다.
푸르밀과 롯데하이마트는 '적자'라는 공통된 이유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대기업 계열인 롯데하이마트와 푸르밀의 지급개월수는 최대 12배 차이다.
퇴직자에 통큰 지원을 결정한 하이트진로나 오비맥주는 각각 매출 2조2029억원, 1조3445억원으로 유통업계에서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다. 반면 푸르밀의 매출은 2000억원에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되거나 조직 쇄신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희망퇴직 신청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많은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푸르밀은 누적 적자가 크고 사업종료까지 생각한 만큼 위로금을 적게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불경기일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위로금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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