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첫 계열사 CEO 인사 단행...3대 키워드는 '탕평·통합·시장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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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12-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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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장 후보에 '재무통'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 내정…첫 외환은행 출신

  • 박성호 하나은행장, 연말 지주 부회장 승진 가능성…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년을 앞두고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연임이 유력시됐던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 후 물러난다. 외환은행 출신인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가 그 자리를 채운다.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장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재무통'을 은행 수장으로 배치했다. 

14일 하나금융그룹은 전날 오후 개최된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 임추위)를 열고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 CEO 후보 추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CEO 후보들은 추후 개최되는 임추위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승열 하나은행장 후보,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후보,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후보[사진=하나금융그룹]


이번 임추위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다. 당초 2년 임기를 채운 박성호 행장의 연임이 유력했다. 이 후보(1963년생)는 외환은행 입행 후 지주와 은행 CFO(재무총괄), 은행 비상임이사, 지주 그룹인사총괄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도 행장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박 행장과 접전을 벌였던 이 후보는 이번 인사로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외환은행 출신 행장 선임을 통해 그룹사 내부 화합에 방점을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사와 카드사에 '영업통' CEO를 배치했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신임 하나증권 사장 후보로는 상업은행 출신인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추천했다. 강 후보(1964년생)는 하나은행에서 영업지원그룹, 경영지원그룹, 중앙영업그룹장 등을 담당하며 리테일과 기업영업, 경영관리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임추위는 강 후보에 대해 "IB에 편중된 증권사 업무 비중을 벗어나 리테일과 자산관리(WM) 중심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소탈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그룹사와 협업해 하나증권을 도약시킬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사장 후보에도 그룹 내 대표 '영업통'인 이호성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한일은행을 거쳐 하나은행에 입행한 이 후보는 하나은행 영남영업그룹, 중앙영업그룹 등을 거쳐 현재 영업그룹 총괄 부행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임추위는 이 후보에 대해 풍부한 영업 현장 경험과 그룹 네트워크 및 협력 경험을 강조하며 "하나카드 고객 기반을 대폭 확대해 영업 중심 조직 문화 변화에 기여함으로써 하나카드가 비은행 주력사로 성장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임추위 결정으로 연임이 무산된 박성호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그간 하나증권 사장을 겸직하던 이은형 하나금융 그룹글로벌총괄 부회장,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박성호 행장은 올 연말 단행될 인사를 통해 그룹 부회장으로 영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형 부회장도 글로벌 총괄 부회장 업무를 전담해 수행하면서 2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통상 1~2월 중 임추위 결과를 발표했으나 최근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정보다 이른 시점에 인사를 단행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는 하나금융의 통합뿐 아니라 출신과 관계없이 능력만 있으면 누구든 발탁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히며 임기 2년 차를 맞을 함 회장과 손발을 맞추는 '파트너'라는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그룹 및 계열사 경영 기조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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