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稅 부담 완화] '시가 28억' 은마아파트 부부공동명의 종부세 내년 0원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인 부동산 세제 완화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부동산 보유세 등 각종 세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내년에 전국적으로 평균 5.9% 낮추는 데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과 함께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세율(8.12%)을 2년여 만에 해제하는 방안이 물살을 타면서다.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부동산 세제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세금 정상화를 통해 고금리·거래절벽 등에 따른 비정상적인 주택 시장의 하락세를 제어하고, 세금 급등에 대한 조세 저항을 줄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14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8·12%로 설정된 다주택자의 부동산 취득세 중과세율을 2년여 만에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지방세법은 1주택 취득 때에는 주택 가액에 따라 1~3%의 취득세(표준세율)를 부과하지만 2주택 이상자에는 8%, 3주택과 법인에는 12%의 중과세율을 채택한다. 정부는 중과세율을 풀고, 취득가액에 따라 1~3% 세율을 일괄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국토부는 올해보다 각각 평균 5.92%, 5.95% 하락한 내년 1월 1일 기준 표준지와 표준주택의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공시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 표준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이 –8.55%로 가장 크게 떨어졌고, 서울 내에서도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구(-10.68%), 서초구(-10.58%), 송파구(-9.89%)의 공시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이번 공시가 하락으로 내년 보유세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여야가 잠정 합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의 경우 세 부담 완화의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수혜층으로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와 강남권에 부부 공동명의로 집 한 채를 보유한 소유자들이 꼽힌다.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를 소유한 A씨의 경우 올해 단독명의일 때 종부세는 243만원, 공동명의일 때는 226만원을 부담해 차액이 17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내년 A씨의 종부세는 단독명의일 경우 170만원, 공동명의일 경우에는 0원이다. 송파구 엘스 전용 84㎥ 소유자 역시 내년 단독명의로 할 경우 154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하지만 공동명의일 경우에는 0원으로 비과세 대상이 된다. 

종부세 개편안은 종부세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다주택자의 범위를 조정대상 여부와 상관없이 3주택 이상으로 축소하고, 과세표준 12억원 이하면 일반세율(0.5~2.7%)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을 1주택자의 경우 현행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고, 기본공제를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담긴다. 부부공동명의 경우 기본공제가 18억원까지 오른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마포구 '마포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4㎡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를 보유한 2주택자 B씨(공시가격 합계 31억8800만원, 과세표준 15억5280만원)도 올해 종부세 납부액은 3709만원이지만 내년에는 1305만원으로 1년 만에 64.8% 줄어든다. B씨의 세율이 올해 3.6%에서 내년 1.3%(과세표준 12억~25억원 구간)로 낮아진 결과다. 전체 보유세도 4743만원에서 2459만원으로 48.2% 줄어든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와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84㎡를 보유한 2주택자 C씨도 내년에는 5000만원가량의 보유세를 아낄 수 있다. 다주택자 과세표준 1.5%(과세표준 25억~50억원)를 적용한 그의 보유세는 올해 9331만원에서 내년 4549만원으로 51.2% 줄어든다. 재산세는 1645만원에서 1825만원으로 늘지만 종부세가 7685만원에서 2723만원으로 64.6% 줄어든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