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등유값 올라 올겨울부터 걱정인데···인상분 앞으로 더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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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12-1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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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유가격 2년 전보다 두 배 넘게 상승

  • 정부, 물가안정 위해 수년간 분할청구

치솟은 가스 가격으로 올겨울 주택과 기업의 난방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저소득층 난방 연료인 등유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올해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됐다. 특히 천연가스를 난방연료로 사용한 가정과 기업은 올해 사용한 열에너지 값을 겨울이 지나도 몇 년 동안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치솟은 도심용 천연가스 가격도 원료 인상분이 제외된 가격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가스공사는 물가 안정을 위해 해당 금액을 향후 수년간 분할해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15일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주택용 열요금은 지난달 기준 Mcal(메가칼로리)당 89.88원으로 지난 3월 65.23원 대비 37.8% 뛰었다. 국제 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해만 3번 인상된 가격이다.

지난달 기준 국제시장에서 등유 가격은 배럴당 121.17달러로 전년 동기(배릴당 89.15달러) 대비 38.92% 상승했다. 2020년 12월(배럴당 53.88)과 비교하면 두 배 넘는 124.89%가 오른 가격이다.

가스공사가 주택이나 업무난방용으로 판매하는 천연가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일 기준 주택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MJ(메가줄)당 18.4원으로 전년 동기(12.93원/MJ) 대비 42.3% 올랐다. 업무난방용 천연가스도 전년 MJ당 22.01원에서 이달 34.69원으로 66.7% 증가해 기업 난방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가스, 등유 등 난방용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은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상당 부분 수입하는데 이번 전쟁에 따른 러시아 제재로 인해 더 이상 천연가스와 경유를 공급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공급처를 찾기 시작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는 품귀 현상이 일었고 이는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LNG 현물가는 지난해 1분기 MMBtu(열량단위)당 10달러 수준에서 올해 8월 55달러까지 약 5.5배 뛰었다.

유럽은 경유 60%가량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경유 수입처를 다각화한 것이 등유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글로벌 정유사들이 유럽 내 경유 수요 증가에 따라 경유 생산량을 늘리다 보니 경유와 생산라인이 겹치는 등유 생산이 줄어들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당장 오른 겨울철 난방비보다 더 큰 문제는 올겨울이 지나도 천연가스를 사용한 주택 등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난방비를 분할해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현재 주택 등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도매가격은 7월부터 시행된 원료가 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은 금액으로, 실제 주택이나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천연가스 인상분만큼 더 내야 한다. 가스공사가 천연가스 도매비용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 승인이 필요한데 물가 상승률이 높은 만큼 원료가 증가분은 추후에 분할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가스공사 측 미수금으로 처리되며 이 금액이 5조원을 넘은 상태다. 가스공사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은 사용자가 향후 이 금액을 갚아야 한다. 올겨울이 지나도 향후 몇 년간 난방비 부담은 줄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은 5배 넘게 뛰어도 공급가는 최대한 자제했다”며 “5조원에 달하는 미수금은 향후 분할해서 몇 년간 소비자들이 납부해야 한다. 가스 사용량이 줄어든 여름철 등에 집중해서 해당 금액이 청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동파로 고장난 등유보일러를 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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