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서 제명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5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COSOC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이 제안한 이번 결의안은 이란이 CSW에서의 잔여 임기(2022~2026년)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즉각 제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날 표결에는 한국을 포함한 29개국이 찬성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 8개국이 반대했다. 16개국은 기권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란 언론인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결의안이 채택된 뒤 트위터를 통해 “총과 총탄에 맞서 싸운 이란 혁명가들의 승리”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지난 9월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세)의 사건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폭력 진압하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으로 미성년자 68명을 포함해 488명의 시위대원이 사망했으며 1만8259명의 시위대원이 체포됐다. 이란 사법부는 최근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사형을 연달아 집행하는 등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투표가 끝난 뒤 로이터통신에 “이란 여성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그들(이란)은 자국에서 계속해서 여성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표결에 앞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미국의 결의안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불법 행위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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