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중개 플랫폼, 빅테크 독과점 될라…"시스템 안정성 훼손·공정경쟁 저해 우려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근미 기자
입력 2022-12-17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KB금융연구소, '온라인플랫폼 금융상품 중개 허용 이슈 점검' 보고서 통해 문제점 제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비대면(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금융상품을 중개하는 방안을 재추진 중인 가운데 소수 플랫폼을 통한 빅테크 독과점 경쟁과 그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촉발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실제 중개 플랫폼이 운영되더라도 가격 위주의 표준화된 경쟁만을 부추겨 고객 실익이 오히려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이윤재 금융연구팀장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중개 허용에 따른 이슈 점검' 보고서를 통해 "비금융업 영역에서 이미 빅테크의 독점적 폐해가 증명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은 '혁신과' 소비자 편익 제고'를 표방하며 빅테크에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 핵심인 예금과 대출까지 중개할 수 있도록 개방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빅테크의 금융상품 중개시장 진입은 전통적인 금융체계로 인한 규제차익 발생과 잠재 리스크 표출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테크의 금융상품 중개업 진출은 인허가 방식 중심인 현행 금융업 규제에 있어 규제차익을 확대시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 주도하에 진행되는 온라인 플랫폼 금융상품 중개 확대 추진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고 해외에서는 빅테크가 아닌 일부 핀테크 시장의 영역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소수 특정 플랫폼의 지배적 위치가 구축돼 불공정 경쟁 및 독과점에 따른 시장 효율성 저하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이 팀장은 "빅테크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자회사의 제3자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약탈적 수수료 부과, 편향성 있는 알고리즘 적용 등 오히려 소비자 편익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빅테크에 대한 금융권 의존도 심화는 기존 금융사들의 위험추구를 부추겨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이 밖에도 실제 중개 플랫폼이 실현되더라도 소비자 부담 증가의 역효과 등으로 고객 편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 여기에 가격 및 금리 줄세우기 경쟁을 부추겨 유동성 경색 등 연쇄적인 금융시스템 불안정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제도변화가 금융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살피면서 여러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팀장은 "혁신과 규제의 이분법이 아닌, 혁신과 공정한 경쟁질서가 조화롭게 추진됐을 때 금융소비자 후생이 개선될 수 있음을 유의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행위와 관련해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예외 허용은 중소 핀테크에 한해 적용하고 빅테크는 기존 금융법률을 정비해 규율할 수 있을 때까지는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