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30대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진 가운데 당시 기관사가 운전 중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철도특별사업경찰대는 사고 당시 열차를 운행했던 기관사 A씨와 B씨를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수사 중이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란 업무상 과실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앞서 지난달 5일 오후 8시 20분께 오봉역에서는 시멘트 수송용 벌크화차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코레일 소속 30대 직원이 화물 열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날은 숨진 직원의 34번째 생일을 이틀 앞둔 날이었다. 해당 직원은 숨지기 불과 3시간 전까지 엄마의 선물을 사 가겠다며 가족과 전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 화물 열차 운전을 수습 기관사가 했고, 이를 감독·지도해야 할 선임 기관사는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방 선로를 비추는 CC(폐쇄회로)TV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토부와 고용노동부가 오봉역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오봉역 사고 이후 코레일의 안전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에만 4번째 인명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대전의 열차 검수고에서 객차 하부와 레일 사이 끼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근로자가 숨졌고, 7월에는 서울 중랑역 승강장에서 배수로를 점검하던 근로자가 열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9월에는 경기 고양시 정발산역 스크린도어 부품 교체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열차에 부딪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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