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을 훌쩍 넘긴 가운데, 여야가 크리스마스 직전 본회의를 열고 극적 타결을 이룰 지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국회로 쏠리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주 일요일인 크리스마스(성탄절)를 중대 기점으로 삼고, 최악의 상황인 '준예산'만은 피하겠다는 심사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의 입장 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연내 처리를 장담하기도 힘들어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까지도 예산안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지리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공식적인 만남을 자제하며 신경전만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법인세 1%포인트 인하' 중재안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김진표 국회의장도 어째 힘이 빠진 기색이 보인다. 여야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함께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예산 등 앞세우면서 639조 원 규모의 내년도 나라 살림이 볼모로 잡힌 셈이다.
일단 여당은 이번 주를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야당의 협조가 없어 지지부진하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최소한 크리스마스에 본회의를 하겠다고 하진 않을 것"이라며 "(본회의를 크리스마스) 전에 하든지 후에 하든지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전이라면 23일 밖에 없다. 내일모레밖에 안 되고, 그때까지 안 되면 다음 주에 가야 한다"면서 "오늘내일 협상이 이뤄져야 타임라인이 맞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다. 몇 번 엎치락뒤치락하다 보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야당 역시 물밑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진전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오후에 잠시 만났다"면서 "현재로서는 (회동)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대통령님께 물어보면 지금 상황도 너무 잘 알고 계시고 해답도 잘 갖고 계신다"면서 해법은 여당에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내년도 예산안은 이미 지난 2일 법정시한과 9일 정기국회 종료일을 넘기면서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역대 최장 지각 처리 기록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가 힘겨루기 속에서도 각자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해 연내 극적 타협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도 나온다. 오는 28, 29일쯤 쟁점 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처리한 뒤 30, 31일쯤 본회의를 여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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