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지수 '위기' 단계···가계·기업 빚 4790조·GDP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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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12-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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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코로나 이후 다시 '위기' 수준 도달

  • 10월 레고랜드 부도 사태,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

[사진= 연합뉴스]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신용 경색까지 덮치면서 금융불안지수(FSI)가 '위기' 단계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펜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가계와 기업의 빚도 우리나라 경제 규모의 2.2배를 넘어섰고, 최근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기업대출은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10월과 11월 각 23.6, 23.0으로 집계돼 위기 단계(22 이상)를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해 시장 내 공포가 극심했던 2020년 4월(24.7)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FSI는 올해 3월(8.6)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여왔다. 그러다가 지난 10월 강원도가 지급 보증한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불안지수가 위기 단계로 급등했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금융불안지수는 주의 단계(8 이상)에서 서서히 위기 단계로 진입했다.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발적 신용사건(레고랜드 사태 등)이 가세하면서 채권·단기자금 시장의 자금중개 기능이 제약된 영향이다. 

이정욱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금융불안지수 상승은 최근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 AA- 등급 회사채 간 금리 격차)가 급등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면서 "다만,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기업어음(CP) 시장에서 금리 스프레드가 좁혀졌고, 환율 변동성도 줄어들면서 앞으로 금융불안지수도 소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의 경우 2분기 47.4에서 3분기 44.9로 낮아졌다. 경제주체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융불균형이 다소 개선된 영향이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치(36.8)을 크게 웃돌고 있다.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 역시 223.7%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전분기(222.3%)보다 1.4%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105.7→105.2%)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떨어졌고, 3분기 가계부채 증가율(1.4%)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4.8%)을 밑돌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167.7→166.1%)도 낮아졌다.

그러나 기업신용 GDP 대비 비율이 116.6%에서 118.5%로 1.9%포인트 급등했다. 기업대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도 3분기 15%에 달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자본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회사채·CP 발행 여건 악화, 환율·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자금수요 증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국장은 "한전채, 은행채 등이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구축해 기업대출이 은행으로 몰리는 데다, 그간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기업들의 운전자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부채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은 금리 인상에 원리금 상환비용도 증가했다"면서 "특히 운전자금 수요 등 비용 증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출이 증가하는 부분은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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