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기 상생특위' 활동 종료…현장 체감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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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12-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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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앞줄 왼쪽에서 6번째)이 지난 9월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한정화 상생특위 위원장(5번째), 김기문 중기중앙회장(7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대‧중소기업 상생 특별위원회가 당초 목표했던 100일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상생특위는 윤석열 정부 1호 위원회인 국민통합위의 첫 특별위원회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한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만 과제를 해결하는 데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제안 과제 내용이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통합위는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5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상생특위를 비롯한 하반기 특위 활동 성과를 보고했다. 지난 9월 13일 출범한 상생특위는 활동 기간을 올 연말까지 약 100일로 잡았다. 출범 100일을 맞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며 사실상 활동을 종료한 것이다.
 
한정화 위원장(한양대 명예교수)을 비롯해 총 10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상생특위는 지난 100일간 총 60여 차례에 걸쳐 대‧중소기업의 상생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 결과 △혁신기술 기업 중심 생태계 구축 △상생협력 문화조성 △프랜차이즈 및 온라인플랫폼 상생 △납품단가 제값받기 등 4가지 상생방안을 제안했다.
 
상생특위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공정과 상식,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견인하는 민간주도 혁신성장이라는 큰 틀을 기준으로 상생방안을 제시했다”며 “관계부처 협의 및 이해관계 협‧단체 의견 수렴과 공론화 토론회 등을 거쳐 상생방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상생특위는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 있지 않아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며 “납품단가 제값받기의 경우 이미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통해 상생특위와는 별개로 논의되는 사항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상생특위가 제시한 4가지 상생방안의 내용도 추상적이다. 예컨대 혁신기술 기업 중심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맞춤형 정책패키지를 지원해 유기적 협업 및 경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식이다.
 
납품단가 제값받기를 위해서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법안 통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 과정의 문제점이 보완되고, 제도의 혜택이 더 힘든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위‧수탁업체 간 합의 시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어 갑의 위력에 의해 합의에 이르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계약 금액 1억원 미만, 계약 기간 90일 이하 등도 연동제 예외 기준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게 업계 목소리지만 상생특위의 방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다만 상생특위의 제안 내용을 바탕으로 관할 부처에서 각각의 논의를 확대‧진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앞서 통합위의 성과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내각과 내통령실은 해당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해 실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상생특위에서 바라는 바람직한 방향을 납품대금 연동제에 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상생특위가 의결기구가 아니라 자문기구인 만큼 기본적인 한계는 있다”면서 “상생특위가 제안한 방안을 각 부처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올해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상생특위가 구성되면서 대‧중소기업 간 상생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 의결을 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내년에 정책적으로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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