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올해 7월 초 사기와 사문서위조로 B씨를 고소했는데, 송치까지 다섯 달이 걸렸다. 최초 조사관 조사 때는 B씨가 혐의를 시인했다. 조사가 끝나고 B씨는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러나 B씨의 계좌내역제출 요구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영장 발급이 늦어졌고 이제야 송치가 된 것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시행된 지 100일이 훌쩍 넘었지만 일선 수사 현장의 혼선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경찰엔 자잘한 사건이 쌓이기만 하고, '기계적인' 송치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무턱대고 제한해 놓은 점을 '검수완박'의 최대 악수로 꼽았다. 특히 경찰 불송치 처분에 대한 고발인 이의신청 제외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시행된 지 100일이 훌쩍 넘었지만 일선 수사 현장의 혼선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경찰엔 자잘한 사건이 쌓이기만 하고, '기계적인' 송치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무턱대고 제한해 놓은 점을 '검수완박'의 최대 악수로 꼽았다. 특히 경찰 불송치 처분에 대한 고발인 이의신청 제외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사건 처리 평균 기간은 2020년부터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7년 43.9일 △2018년 49.4일 △2019년 50.4일 △2020년 55.6일 △2021년 64.2일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있던 해였던 2020년은 바로 직전 해보다 5일가량 늘었다. 지난해는 최종 집계되진 않았지만 9월까지 68.4일로 드러났다.
경찰이 '기계적인 송치'를 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말도 나온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B씨는 "경찰서 문 앞에서 말다툼을 했는데, 그 사람이 나를 먼저 밀쳤다"며 "손찌검을 더 하는 것을 막으려고 밀쳤는데, 문제의 부분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중이라면서 검찰로 송치했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검수완박으로 피해자들의 사건 접수·처리는 검수완박 이전보다 지지부진해졌다. 단순 사기 사건도 수사기관이 오롯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못한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9월 10일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은 6대 범죄(경제·부패·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선거) 중 부패·경제 범죄에 대해선 직접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을 두고 경찰의 수사 의지와 인력 부족을 들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던 예전과 달리, 경찰이 수사를 하게 되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경찰은 사안이 있으면 어떻게 수사를 하고 쟁점이 뭔지 법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불송치 하면 경찰이 어떻게 수사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해도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헌법재판소 사건검색에 따르면 '검수완박' 시행 이후 고발인 이의신청 폐지에 대해 6건의 헌법소원이 접수됐고 그중 4건이 실제 회부됐다.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부터 시민단체 등은 해당 조항은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고발인 이의신청 폐지는) 시민사회 단체나 공익적 대리인이 제기하는 고발 사건도 이의신청마저 막혀 버린다"고 지적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지난해 10월 19일 '고발인 이의신청권' 대상에서 고발인을 제외하는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과 아동 등 직접 고소가 어려운 '사회적 약자'의 경우 고발인의 이의신청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이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발의 이유를 부연했다.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못하면...사회적 폐해 야기돼
형사 사건을 주로 맡는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경찰서에 가면 문 앞에서 고소장 받는 직원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고소장을 받으면 '집 가서 기다리세요'라는 말만 한다"며 "결국 사건은 처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거리는 폭증했지만 경찰 인력이 모자라 일을 떠넘기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기계적인 송치'를 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말도 나온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B씨는 "경찰서 문 앞에서 말다툼을 했는데, 그 사람이 나를 먼저 밀쳤다"며 "손찌검을 더 하는 것을 막으려고 밀쳤는데, 문제의 부분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중이라면서 검찰로 송치했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을 두고 경찰의 수사 의지와 인력 부족을 들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던 예전과 달리, 경찰이 수사를 하게 되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경찰은 사안이 있으면 어떻게 수사를 하고 쟁점이 뭔지 법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불송치 하면 경찰이 어떻게 수사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해도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고발인 이의신청 제외, 헌법상 기본권 침해"
검수완박 이후 '고발인 이의신청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의 불송치 처분에 이의신청을 하지 못하는 것이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된다며 위헌 소송 사례가 늘었다. 종전 형사소송법 245조의 7항 1호(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에 따르면 고소인에 대한 송부 통지를 받은 사람은 해당 사법 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했다. 검수완박 이후 '이의 신청 가능한 사람' 대상에 고발인은 제외됐다. 헌법재판소 사건검색에 따르면 '검수완박' 시행 이후 고발인 이의신청 폐지에 대해 6건의 헌법소원이 접수됐고 그중 4건이 실제 회부됐다.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부터 시민단체 등은 해당 조항은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고발인 이의신청 폐지는) 시민사회 단체나 공익적 대리인이 제기하는 고발 사건도 이의신청마저 막혀 버린다"고 지적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지난해 10월 19일 '고발인 이의신청권' 대상에서 고발인을 제외하는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과 아동 등 직접 고소가 어려운 '사회적 약자'의 경우 고발인의 이의신청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이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발의 이유를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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