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뚜렷한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사업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까지는 작년 호실적의 온기가 일정 부분 이어지며 간신히 실적 사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급격한 금리 상승 기조를 버티지 못하고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금리 인상 여파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내년도 사업 환경은 올해보다도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각 업권별로 ‘수익성 사수’를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실효성을 얼마나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드사, 시간 지날수록 조달비용 부담 ‘눈덩이’
25일 카드사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1조6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4938억원)보다 11.7%(1746억원) 증가했다.
표면상으로는 작년의 성장 흐름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영업보다는 외적인 요인에 기댄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BC카드다. 이 회사는 상반기 순이익(1082억원)이 작년(371억원)보다 711억원이나 늘며, 전체 증가액 중 40%가량을 책임졌다. 하지만 여기엔 사업적 측면보다는 자회사 편입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대형 밴사(부가가치통신사업자)인 스마트로의 이익이 올해부터 반영되면서 전체 순익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은 624억8567만원으로 작년보다 14.4% 줄었다.
신한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반기 순이익이 4127억원으로 작년(3672억원)보다 455억원 늘었지만, 사옥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 신한카드는 앞서 서울 당산동 소재 사옥을 매각하며 세후 455억원의 이익을 냈다.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자, 카드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급격히 가라앉았다. 현대카드, 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의 3분기 순익이 일제히 10% 이상 빠졌다. 직접적 원인은 ‘가맹점 수입수수료’ 감소와 악화한 ‘자금조달 여건’이다.
정부는 작년 말 영세가맹점(연 매출 3억원 이하)의 가맹점 수수료를 0.5%까지 내렸다. 그 결과 신용판매 매출이 늘었어도, 수익성은 나빠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연일 치솟는 조달금리는 더 큰 부담이다. 각사별로 편차는 있지만, 올 3분기 전체 조달액 중 고금리 부담이 반영된 건 3분의 1 수준이다. 내년에는 고금리 반영분이 3분의 2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비례해 비용 부담도 커지게 된다. 그만큼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신사업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BC카드 등 3곳이 나란히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 허가를 획득했다. 카드사들은 고객 결제정보, 데이터 분석 관련 역량이 타 업권보다 뛰어난 만큼, 이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표면상으로는 작년의 성장 흐름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영업보다는 외적인 요인에 기댄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BC카드다. 이 회사는 상반기 순이익(1082억원)이 작년(371억원)보다 711억원이나 늘며, 전체 증가액 중 40%가량을 책임졌다. 하지만 여기엔 사업적 측면보다는 자회사 편입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대형 밴사(부가가치통신사업자)인 스마트로의 이익이 올해부터 반영되면서 전체 순익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은 624억8567만원으로 작년보다 14.4% 줄었다.
신한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반기 순이익이 4127억원으로 작년(3672억원)보다 455억원 늘었지만, 사옥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 신한카드는 앞서 서울 당산동 소재 사옥을 매각하며 세후 455억원의 이익을 냈다.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자, 카드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급격히 가라앉았다. 현대카드, 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의 3분기 순익이 일제히 10% 이상 빠졌다. 직접적 원인은 ‘가맹점 수입수수료’ 감소와 악화한 ‘자금조달 여건’이다.
정부는 작년 말 영세가맹점(연 매출 3억원 이하)의 가맹점 수수료를 0.5%까지 내렸다. 그 결과 신용판매 매출이 늘었어도, 수익성은 나빠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연일 치솟는 조달금리는 더 큰 부담이다. 각사별로 편차는 있지만, 올 3분기 전체 조달액 중 고금리 부담이 반영된 건 3분의 1 수준이다. 내년에는 고금리 반영분이 3분의 2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비례해 비용 부담도 커지게 된다. 그만큼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신사업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BC카드 등 3곳이 나란히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 허가를 획득했다. 카드사들은 고객 결제정보, 데이터 분석 관련 역량이 타 업권보다 뛰어난 만큼, 이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저축은행, 금리 인상 후 수신도 여신도 ‘악화일로’
저축은행의 실적도 하반기로 갈수록 나빠졌다. 자산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익은 총 2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589억원) 감소했다. 모아저축과 페퍼저축은 감소 폭이 각각 50%, 47%에 달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특히나 금리 급등기의 부정적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이 수신(예·적금) 금리를 대폭 올리자, 고객 이탈이 급물살을 탔다. 저축은행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무리한 금리 인상을 단행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축소로 이어졌다.
대출규제로 인한 영업환경 제한은 또 다른 걸림돌이다. 현재 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의 40%(수도권은 50%)를 각 영업구역 내에서 취급하도록 규제를 받는다. 사실상 디지털 활성화를 통한 고객 모집 다각화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에 업계 1위 업체인 SBI저축은행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과감한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임 대표이사로 김문석 부사장을 내정하고, 기존 2인 대표 체제를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SBI저축은행의 대표이사가 바뀐 건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특히나 금리 급등기의 부정적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이 수신(예·적금) 금리를 대폭 올리자, 고객 이탈이 급물살을 탔다. 저축은행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무리한 금리 인상을 단행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축소로 이어졌다.
대출규제로 인한 영업환경 제한은 또 다른 걸림돌이다. 현재 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의 40%(수도권은 50%)를 각 영업구역 내에서 취급하도록 규제를 받는다. 사실상 디지털 활성화를 통한 고객 모집 다각화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에 업계 1위 업체인 SBI저축은행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과감한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임 대표이사로 김문석 부사장을 내정하고, 기존 2인 대표 체제를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SBI저축은행의 대표이사가 바뀐 건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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