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1년 남짓 남은 시점에서 '협치'는 여전히 중요한 화두다. 최악의 예산안 지각 처리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로 인한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서 협치의 필요성은 다시금 대두됐지만 상황을 타개할 해법은 묘연하다.
실질적인 실무협의가 가능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해법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지만,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논의는 여야의 외면 속 추진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태원 참사 수습 국면에서 여야가 여야정 협의체를 두고 보인 이견은 협치를 위한 길이 '험로(險路)'임을 방증했다. '표류의 역사'를 반복하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여야의 노력이 절실한데도 여야는 관련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은 정의당이 첫 물꼬를 텄다. 이동영 당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부 취임사 이후 "윤석열 정부가 불평등 문제, 기후위기, 안전사회, 평등, 인권 등의 대안을 만들어갈 실질적인 '여야정 협의체'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정부는 국회를 찾아 여야정 협의체에 대한 구상을 내놨지만 아직까지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5월 24일 윤호중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해 "(협치를) 제도적으로 좀 더 어떻게 만들지 하는 것을 저희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제까지도 여러 번 여야정 협의체 이런 것들이 있었지만, 대개 한두 번 하고 시들해지고 하는 경우가 많았고 정말 국정의 동반자로서 (협치를) 하려면 정기적이고 구체적으로 또 사전적으로 이렇게 국회의 여러 정당과 같이 협의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는 단계에서 결정을 할 수 있는 그런 위치에서 있는 분들하고 마지막으로 조율하는 게 아니고 조금은 한 단계 낮은 실무적인 그룹이 같이 작동하면서 실무적으로 사전적으로 협의를 하고 그래서 조정할 것은 조정이 되고 다시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는 그런 지도자적인 위치에 계신 분들로 구성된 체제로 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협의체 구성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논의를 시작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상황이) 어렵더라도 되든 안 되든 만나서 서로 얘기를 듣고 설득해보는 게 필요하다"라며 "상설화되고 성공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라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