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억 하던 목동이 12억에? 서울도 반토막 거래↑…주민 "이 가격 시세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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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12-2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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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금천서도 아파트 가격 반토막

  • "경기침체·금리인상, 서울 아파트 하락세 이어질 것"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세의 반토막 수준인 증여성 거래 가격이 시세로 인식돼 집값 하락세를 더욱 부추길까 걱정입니다."

지난해 초 광명시에서 아파트를 매수한 김모씨는 "주변에서 증여로 의심되는 급매 거래가 이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한파를 틈타 최고가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는 아파트가 나타나면서 집주인들이 하소연하고 있다. 대부분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은 직거래로 절세를 목적으로 한 증여성 거래가 의심되지만, 가파른 하락세에 해당 거래가격이 시세로 인식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도권이나 지방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서울에서도 불과 1년 새에 가격이 반토막 가까이 난 아파트의 매매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는 지난 21일 12억3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해 9월 거래된 21억5500만원으로 43%가량 빠진 셈이다.

인근 목동5단지 공인중개업자는 "집주인들 상당수가 매물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빨리 팔고 싶어하고, 전셋값 급락으로 전세 세입자에게 매월 돈을 돌려주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거래는 증여성 거래일 가능성이 높아 시세와는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목동의 경우 재건축될 때까지 버티겠다는 사람이 많아 큰 하락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에서 최고가 대비 절반가량에 팔리는 아파트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동대문구 힐스테이트청계 전용 84㎡는 지난 14일 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전 최고가인 15억3000만원(2021년 10월 거래)의 절반 수준이다. 금천구 롯데캐슬골드파크3차 59㎡도 15일 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전 최고가 10억4700만원(2021년 10월 거래) 대비 45%가량 빠졌다.

해당 거래는 모두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이면서 증여가 의심되는 직거래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고가 대비 3분의 1가격에 거래된 경우도 있다. 경기도 안양시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 전용 84㎡는 지난달 4억2000만원에 직거래됐는데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8월 신고가 12억4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부동산 하락기에 이뤄지는 직거래는 증여를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수관계인에게는 시세보다 일정 금액(시세의 30% 혹은 3억원 중 적은 금액)을 낮게 거래해도 정상 거래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 점을 노린 것이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편법 증여를 두고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들은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세보다 한참 낮은 수준의 거래가격이 자칫 시세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직거래 가격이 시세로 수렴된 지역도 있다. 앞서 최고가 대비 절반 이하 거래된 아파트가 나왔을 당시 인천 송도의 중개업자들은 해당 거래를 두고 정상거래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지만, 이후 해당 가격에도 거래되지 않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현재는 최고가의 절반 이하가 시세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서울의 상급지에서도 큰 폭의 하락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59㎡는 이달 1일 중개거래로 12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 겸 최고가인 20억9000만원(2021년 9월)에 비해 40% 떨어진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아파트 시세가 현 직거래 가격과 같이 최고가 대비 절반가량 빠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금리가 여전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역시 침체 양상이어서 주택가격 하락 폭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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