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사업 진출한다는 보령, 승계자금 의혹 겹치며 주주는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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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수습기자
입력 2022-12-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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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주 대비 주가 10%↓ 60일선 깨져

  • 연구개발 투자 대신 추가투자 부담 늘어

  • 한화투자증권, 보령 커버리지에서 제외

  •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설 '승계 수순' 논란

보령 본사 [사진=보령]


제약사 보령의 주가가 지난주 초와 비교해 10%가량 폭락했다. 파이프라인 확장 등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던 자금들이 보령의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의 의지로 '우주 사업'에 대거 투입되면서다. 여기에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설까지 돌면서 김 대표가 승계자금을 마련한다는 의혹이 더해지자 투심이 차갑게 돌아서고 있는 모양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보령의 주가는 10.5% 하락한 종료일 종가 9800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2일, 23일과 26일 3거래일 연속 6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의 수급선이라고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 하방이 뚫리자 언제 반등을 시도할지 미지수란 분석도 나온다. 보령은 지난 21일 우주정거장 건설 기업인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해 주식 29만5980주를 649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투자는 오너 3세 김정균 대표이사의 신사업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 3월 김 대표는 "회사의 최우선 목표가 이익 창출력 성장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우주라는 새롭게 열리는 기회의 공간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투자금이 보령의 자기자본대비 13.58%, 최근 자산총액 대비 7.83% 규모로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재무상황 대비 무리했던 투자로 바라보고 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금액이 자기자본대비 다소 큰 규모며 후속 투자에 나설 경우 재무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에 커버리지에서 제외한다"고 분석했다. 보령에 대한 기업분석 중단을 선언한 셈이다.

여기에 보령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의 대한 매각설이 제기되면서 주주들의 반발 여론에 불을 지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 보령은 백신 담당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 추진을 위해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지난 3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보령바이오파마가 증시 악화로 사정이 어려워지자 매각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설에 가장 유력한 해석은 김 대표가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것이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파트너스(지분 69.3%)인데, 보령파트너스 지분은 김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100%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가 보령을 지배하려면 지주사격인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속세를 비롯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김 대표가 보령바이오파마의 가치를 최대한 높게 인정받기 위해 상장과 매각을 동시에 타진하는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시장은 반응은 냉랭하다.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김 대표 개인의 의사가 크게 반영된 것이란 의구심을 지우기 힘들어 보인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하고 파이프라인 확장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우주 산업에 투자하니 좋게 보이진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령은 지난해 4월 9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었다. 당시 금융투자업계는 보령이 자금 조달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와 개량신약 개발 등에 사용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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