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통해 뇌로 침투" 아메바 감염 공포···예방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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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12-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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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간 전파 불가하지만 치명률 97%에 달해

  • 전문가 "치료약 없어, 감염 사례 또 나올 수 있어" 경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한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 경로.


 
"이번엔 '뇌 먹는 아메바'다."
코로나19, 원숭이두창에 이어 일명 '뇌 먹는 아메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 사망하면서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해외에서 체류한 후 귀국한 뇌수막염 사망자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 이 환자는 두통, 열감, 언어능력 소실, 구토, 목경직 증상으로 지난 11일 응급 이송됐고 열흘 후인 지난 21일 사망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전 세계 호수, 강과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며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아메바의 일종이다. 감염은 호수나 강에서 수영·레저활동을 하면서 발생하고 코를 통해 뇌에 도달하면 염증과 조직 파괴를 유발한다. 초기 진단이 어렵고 병이 급성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치명률이 약 97%에 이른다.

1962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에선 감염 사례가 154건 보고됐는데 이 중 생존자는 4명에 불과하다.

감염 후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이다.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상기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경부 경직이 이어지고 혼수 상태를 거쳐 사망에 이른다.

질병청은 “호수나 강에서 수영할 때 아주 드물게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코로 들어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한다”면서 “여름철 수온이 많이 올라가 있을 때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드물게 감염되지만 최근 해외여행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람 간 전파는 없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리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감염되면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마땅한 치료제 또한 없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시 몇 가지 약을 병합하는 방식으로 치료하지만 이 감염병을 겨냥한 치료제는 없다”면서 “예방법은 민물이나 강에서 수영 후 코를 잘 세척하라’는 권고안 정도밖에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년여 동안 해외여행이 줄면서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등 감염병도 줄었으나 최근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해외 감염 사례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또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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