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소청과의사회)가 최근 초음파 기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대법원 전원합의부의 노정희 대법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습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소청과의사회는 전날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 적법 판결에 참여한 노 대법관을 사법부에 대한 업무방해죄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노 대법관 등 대법관 전원이 참석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22일 의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1·2심을 깨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임현택 의사회 회장은 한의사 A씨에 대해 "2년간 60번 넘게 초음파를 하고도 자궁내막암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한 1·2심 판결을 뒤집고 한의사도 초음파 기기를 쓸 수 있다는 믿기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대법관의 남편이 한의사인 사실을 지목하면서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사건에 대해 스스로 먼저 재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회피 신청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에 뻔뻔하게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형사소송법 제17조(제척제도)는 판사가 담당 사건과 특정한 이해관계가 있으면 사건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법에 명시한 이해관계는 △판사 자신이 사건의 직접 피해자 △피고인과 피해자의 친족 또는 친족 관계에 있었던 경우 등이다. 해당하는 법관은 스스로 회피할 의무가 있다.
노 대법관은 남편이 한의사임에도 불구하고 한의사 A씨의 초음파 기기 사용 적법 판결에 참여했다. 당시 대법원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보조적으로 사용해 진단하더라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해당 판결 이후 한의사들도 초음파 등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소아청소년과 의사회 고발은 반발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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