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추천종목 믿어도되냐요… 올해 누적수익률 -11.81% 신뢰도 '흔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우 기자
입력 2022-12-27 17: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5개사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 분석

  • 코스피 하락률 보다는 높다지만…

  • 6월에는 무려 -13.24% 기록하기도

  • 발간 보고서 중 '매도 의견' 0.1%뿐

[자료=에프앤가이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추천한 종목들이 올들어 10%가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주로 증권사 리서치센터 추천 종목이나 기업 보고서를 참고하는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우려된다. 추천 종목의 저조한 수익률과 함께 투자의견 ‘매수’가 절대 다수인 기업 보고서 등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모델포트폴리오(MP)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추천한 총 117개 종목 수익률(26일 기준)은 월초 대비 평균 -1.87%를 기록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등 5개사가 MP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올 들어 이들 증권사가 추천한 월별 MP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1월 -10.02% △2월 3.83% △3월 5.37% △4월 -1.60% △5월 -1.00% △6월 -13.24% △7월 4.10% △8월 3.31% △9월 -12.54% △10월 3.46% △11월 8.39% 등이다.
 
이달에는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가 투자 MP를 제공했다. 이들 증권사 추천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11월 말 1만950원에서 지난 26일 1만3950원으로 오르며 27.4%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올 초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코스피 시장에 데뷔한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58만원대에서 현재 45만원대로 22.06% 손실을 입었다.
 
전체 추천 종목 중 증권사 보유 비중이 3% 이상인 종목 대부분은 손실을 기록했다. 총 28개 종목 중 수익이 난 종목은 7개에 불과하다. 오히려 보유 비중이 1% 미만인 27개 종목에서는 절반 수준인 13개 종목에서 수익이 났다. 증권사가 보유한 비중이 높은 종목을 수익률 여부와 관계없이 추천 종목에 편입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연간 증권사 MP 누적 수익률은 -11.81%로 코스피 지수 등락률(-22.47%) 대비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MP 종목 모두를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분석했을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위주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세장에서도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는 리서치센터 관행도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올 들어 증권사들이 발간한 1만건 이상 기업 보고서 중 투자의견 ‘매도’(비중 축소 포함) 건수는 6건에 그쳤다. 전체 기업 보고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4%에 불과하다.
 
매도의견을 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단 2곳에 그쳤다. 이들 증권사는 각각 제주항공,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또는 ‘비중 축소’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그나마 시장에서 ‘매도 시그널’로 읽히는 ‘중립’ 의견은 777건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학개미운동’ 이후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며 “그럼에도 개인투자자가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나 투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 기관투자자에 비해 열악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증권사 리서치센터 투자의견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매도’ 의견 보고서는 전체 중 0.1%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를 도입한 후 2017년과 2019년 증권사 보고서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유명무실해진 실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과 관계를 고려하면 국내 증권사가 독립적인 의견을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외국계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 비중이 높은 것도 비교적 영업적인 환경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 보고서 성격상 단기적인 상황으로만 판단해 투자의견을 내기는 어렵고 기업의 중장기적 비전도 고려하기 때문에 매도 의견은 사실상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