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날 중국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대거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6일 장 마감 기준 시가총액이 1000억 위안(약 18조2500억원) 이상인 반도체업체는 3곳에 그쳤다.
그 중 중국 대표 파운드리업체인 SMIC가 유일하게 시총 3000억 위안을 넘겼고 팹리스업체 자광국미, 반도체 설비업체인 북방화창 등이 간신히 1000억원을 넘겼다. 불과 3개월 전에 시총 1천억 위안 이상인 중국 반도체업체가 6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반도체업종 불황과 함께 올해 들어 중국 반도체업종을 겨냥한 미국 제재가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반도체업종 부진은 비단 중국 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업종 불황 여파에 지난 1년간 주가가 각각 28%, 40% 가량 하락했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도 동 기간 중 주가가 25% 가량 하락했다. 세계 최대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인 미국 인텔과 세계 최대 반도체설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 역시 지난 1년간 주가가 각각 50%, 28% 가량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업종 불황은 해를 넘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2023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올해 대비 4.1% 감소한 556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고 IT 전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와 IC인사이츠는 각각 3.6%, 4.1%의 감소를 점쳤다. 특히 가트너의 경우,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올해 대비 각각 18%, 13.7% 감소하며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중국 반도체시장은 글로벌 시장 대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셩링하이 가트너 연구원은 제일재경에 “주요 성장 요인은 (중국) 국내 공급망의 기회로부터 비롯된다”며 “(중국) 국내 반도체 공급망 체계가 재정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소비성 상품, 자동차 및 공업 부문 모두 발전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광국미를 예로 들며 그 설계 제품이 통신, VR부터 인공지능, 금융,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