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65% "내년 전셋값 3% 이상 하락"···고금리·입주 물량 영향
28일 아주경제가 국내 부동산 전문가 23명을 대상으로 '2023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5.2%는 내년 전세시장이 더 위축될 것으로 관측했다. '전셋값 5% 이상 하락'이라는 응답이 34.8%, '3% 이상 하락'이 17.3%에 달해 응답자 절반 이상이 내년 전셋값이 3% 넘는 낙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전셋값이 보합을 보일 것이라는 응답은 26%였고 '1~3%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자도 8.7%를 차지했다.
금리 인상은 대표적인 전셋값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에도 고금리 부담에 전세 수요는 감소하고 거래절벽으로 주택 매도가 어려워지면서 전세 공급량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올해만큼 가파른 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여전히 대출이자 부담이 커 전세 수요가 크게 증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금리 충격에 매매와 전세 동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020년 임대차 3법 이후 전셋값 급등에 따른 가격 조정 영향도 전셋값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임대차 3법 이후 높아진 전셋값 부담감과 위험 회피 분위기로 내년 전셋값이 5%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안정되고 월세 수요가 전세시장에 유입되며 전셋값이 보합세 또는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안정되고 월세가 계속 오르면 전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 미분양 심화···가격·입지 경쟁력 따라 '선별 청약' 확대"
전문가들은 내년 분양시장은 올해보다 더 침체되고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 확산으로 수요는 감소했는데 입주 물량은 증가해 미분양, 미계약, 분양 지연 단지 등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 하락 전망으로 인해 주택시장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확실한 도심 주요 단지 외에는 분양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지방, 중심과 외곽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지방 미분양은 올해보다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수요자들이 가격과 입지를 더 신중하게 따지는 '선별 청약'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수준, 중도금 대출 여부 등에 따른 청약 온도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청약제도 완화, 미분양 주택 매입 시 취득세 감면 혜택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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