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탠퍼드대 총장 연구부정 의혹 조사…서울대도 표절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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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조현미 기자
입력 2022-12-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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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전경 [사진=스탠퍼드대 누리집 갈무리]


미국 명문 대학인 스탠퍼드대 총장이 연구 부정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언론 보도로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대학 측은 특별위원회를 꾸려 심도 있는 조사에 돌입했다.
 
스탠퍼드대 총장, 논문에 조작 이미지 사용 의혹

28일 스탠퍼드대 학보 스탠퍼드데일리에 따르면 마크 테시에-라빈 스탠퍼드대 총장은 자신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여러 논문에 조작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더 데일리(The Daily)' 보도가 나온 이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1월 말 더 데일리는 유럽분자생물학기구(EMBO)저널이 테시에-라빈 총장의 과학적 비위 혐의가 제기된 공동 저자 논문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학적비위 조사관 엘리자베스 비크와 다른 전문가들은 3편의 논문에서 '중대한 문제'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중 2편은 테시에-라빈 총장이 주저자로 참여했던 논문이다. 

테시에-라빈 총장은 캐나다 출신 신경과학자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를 거쳐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망막신경회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부터 스탠퍼드대 제11대 총장을 맡고 있다.

스탠퍼드대 측은 더 데일리에 성명을 내고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총장이 어떠한 문제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더 데일리를 포함해 여러 지역 매체와 전국구 매체들의 추가 보도가 이어지자 스탠퍼드대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테시에-라빈 총장의 연구에 대해 조사를 개시했다.

디 모스토피 스탠퍼드대 대변인은 "스탠퍼드데일리에 제기된 혐의에 대해 부정행위를 검토·수사하는 일반적인 엄격한 기준에 따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조사특별위 구성···유명 과학학술지도 우려 표명

현재 테시에-라빈 총장을 둘러싼 혐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부정행위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총장이 참여한 논문 중 이미지 조작이 의심되는 논문을 최소한 8편 이상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2일 스탠퍼드대 이사회는 캐롤 람 전 남부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연구 부정행위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생물학계 유명 학자들과 연구 부정행위 전문가들은 생물학에 전문성이 없는 동료 교수들이 제 집안 식구인 총장을 조사하고 있다며 스탠퍼드대 측 조사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스탠퍼드대 이사장이 작성한 특별위원회 구성 발표문 내용도 논란이 됐는데, 테시에-라빈 총장의 연구 진실성 부족을 규명하는 조사를 알리는 발표문에 총장의 '진실성과 명예'를 높이 평가하는 긍정적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테시에-라빈 총장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자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와 '셀'은 총장이 선임 저자로 참여한 3편의 논문에 대해 '편집자 우려 표명(Editorial Expressions of Concern)'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해당 논문의 신뢰성을 크게 저해할만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저널 편집자들이 제시하는 의견이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사진=아주경제 DB]

서울대 총장 후보자들 잇단 표절 의혹

국내 대학도 총장 또는 총장 후보자들이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다.

서울대는 최근 차기 총장 후보인 유홍림 교수가 연구 부정을 저질렀다는 제보를 받고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조사위원회(연진위)는 지난달 초 연구부정행위 예비조사를 벌였다. 조사 대상은 △유 교수가 1996년 11월 계간지 '사회비평'에 게재한 논문 상당 부분이 1년 전인 1995년 발표한 구모 교수 논문 문장과 일치한다는 의혹 △유 교수가 1996년 또 다른 계간지에 투고한 논문에서 '자기표절'을 했다는 의혹이다.

연진위는 지난달 30일 유 교수가 표절하지 않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고 본조사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연진위는 "구 교수가 유 교수 논문 초고를 참고하기 위해 미리 열람한 후 허락 없이 본인의 논문 일부를 먼저 출간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연구 진실성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자기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잡지가 인용 및 출처 표시를 최소화하는 대중적 성격 간행물"이라며 역시 표절이 아니라고 봤다.

서울대 연진위 규정을 보면 연구 부정행위 조사는 크게 예비조사, 본조사, 연진위 조사 3단계로 이뤄진다. 논문 표절 제보가 들어오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예비조사를 하고, 여기서 문제가 확인될 때만 다음 단계인 본조사로 이어진다.

서울대는 앞서 2018년에도 총장 최종 후보자가 논문 표절 의혹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해당 교수는 논란 끝에 스스로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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