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나섰다. 연이은 주가 하락에도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머스크 CEO의 말과 다르게 테슬라의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테슬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장기적으로 테슬라는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며칠 동안 자발적으로 판매 촉진에 힘써달라. 이는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전날 테슬라의 감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11%나 떨어진 것과 관련한 입장도 내놨다. 머스크 CEO는 "주식시장의 광기에 신경 쓰지 말라. 우리가 계속 뛰어난 성과를 보이면 시장은 이를 인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머스크 CEO의 이같은 발언에도 테슬라 주가에 대한 우려가 식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날 테슬라는 전날보다 3.3% 오른 112.71 달러 거래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오후 8시께(현지시간) 시간 외 거래에서는 114달러 근처에서 거래됐다.
테슬라의 주가는 8거래일 만에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급락한 주가를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해 테슬라 주가 하락률은 무려 69%로 나스닥 지수 하락률(34%)의 두 배를 넘어섰다. 시가 총액도 7200억달러(약 917조원)나 줄고, 테슬라 주식의 14% 가량을 보유한 머스크는 '세계 최고 갑부' 자리도 넘겨줬다.
전문가들도 테슬라의 단기간 내 반등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7일 NYT 칼럼을 통해 테슬라의 하락세는 머스크 CEO의 언행에서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큰 회사의 경영은 커녕 내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일조차 머스크 CEO를 믿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테슬라의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려면 유행 시기가 지나도 버틸 수 있는 시장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외부성(특정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으면 제품 가치가 오르는 현상)이 필요하지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럴 가능성이 사라졌다"며 "더이상 테슬라가 특별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기차가 보급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머스크 CEO에 대한 불신을 우려했다. 미국 증권사 웨드버시의 댄 이브스 기술 분석 전담 연구원은 현재 경제 불확실성을 사이클론에 비유하며 "5등급 규모의 거대한 사이클론을 헤쳐나갈 CEO가 필요한 시점에 테슬라의 머스크 CEO는 '운전석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끝나지 않는 악몽을 줬던 트위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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