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리가 오르면서 저점 매수를 통한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채권형 펀드를 저점에 매수해 금리 상승이 꺾였을 때 환매를 하겠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리상승에 따라 안전자산 중심의 자산 배분 움직임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근 한 달 사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채권형 펀드 299개에 1조4737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국공채권형 펀드 전체(78개)에는 5038억원이 들어왔고, 회사채권형 전체(14개)에는 418억원, 일반채권 전체(207개)에는 총 5551억원이 들어왔다.
일반채권(207개)에 자금 유입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날짜 기준 해당 채권의 설정액은 총 20조1641억원, 순자산은 20조1482억원으로 국채 채권형 펀드 중 가장 높은 규모다. 이 중 자금 유입 1위는 흥국 세이프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A-e로 1597억5200만원, 2위는 우리 하이플러스채권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225억600만원), 3위는 삼성 코리아단기채권증권자투자신탁 제1호[채권]S(206억2300만원)가 차지했다.
수익률도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은 한 달 기준 0.81%, 6개월 기준 1.27%, 5년으로 보면 5.61%다. 반면 1달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은 -4.50%, 6개월 기준 -4.24%, 5년으로 하면 -0.61%다. 그 밖에 국내 혼합형 펀드도 최근 하반기 동안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다. 채권형 펀드가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3분기부터를 채권 거래 호황 시기로 보고 있다.
◆순자산 80조원 시대···ETF도 '채권형·고금리형' 상품 주목
ETF도 올해 채권형·혼합형을 비롯해 월분배형·자산배분형 등 다양한 선택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ETF의 순자산 규모는 80조원에 육박했다. 코스피 침체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ETF 시장에서도 채권형·장기국채 수익률이 두 달 사이 20%에 육박하며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금리가 높고 만기가 긴 채권형 혹은 고금리형 ETF에도 투자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기채에 투자하는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두 달 기준 17.56%의 수익률을 냈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 여파로 리스크가 적은 채권형 ETF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 영향으로 채권형·고금리형 ETF 투자가 계속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주식시장 침체로 ETF 투자자도 장기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 매수할 마지막 기회···올해 최소 2배 급등 전망
대표 안전자산 수단인 금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12개 국내 금 펀드 상품의 최근 3달 기준 수익률은 12.64%로 집계됐다. 이는 2주 전보다 약 2배가량 오른 수치다. 설정액도 한 달 사이 88억원, 3개월 133억원, 6개월 기준으로는 총 316억원이 들어왔다.
금값 역시 올해 안으로 트로이온스(31.1g)당 최고 4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계속된 통화긴축과 경기침체 공포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국제 금 거래 시세는 전일 대비 0.01% 오른 1826.20달러를 기록했다. 소폭 올랐지만 3개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 해당 기간 동안 12% 상승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가시화될수록 금에 대한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침체에 따른 실질 수요의 영향을 받는 경기 민감 원자재보다 금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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