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어진다는 경기침체…안전자산 'B·E·G'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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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3-01-0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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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형 펀드·ETF·금 설정액 50조원 육박

  • 최근 한 달 채권형 펀드 1조4700억 유입

  • 주식형 마이너스 대비 수익률도 좋은 편

  • ETF도 채권형·고금리형 20% 수익에 인기

  • "올해 금 2배 상승" 전망에 뭉칫돈 유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물가·고금리·증시침체·부동산 하락 등 각종 악재가 글로벌 경제를 덮친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2022년 12월 28일 기준 국내 채권형·상장지수펀드(ETF)·금 펀드 설정액은 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불안정할수록 안전자산에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방어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서 저점 매수를 통한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채권형 펀드를 저점에 매수해 금리 상승이 꺾였을 때 환매를 하겠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리상승에 따라 안전자산 중심의 자산 배분 움직임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근 한 달 사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채권형 펀드 299개에 1조4737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국공채권형 펀드 전체(78개)에는 5038억원이 들어왔고, 회사채권형 전체(14개)에는 418억원, 일반채권 전체(207개)에는 총 5551억원이 들어왔다.
 
일반채권(207개)에 자금 유입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날짜 기준 해당 채권의 설정액은 총 20조1641억원, 순자산은 20조1482억원으로 국채 채권형 펀드 중 가장 높은 규모다. 이 중 자금 유입 1위는 흥국 세이프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A-e로 1597억5200만원, 2위는 우리 하이플러스채권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225억600만원), 3위는 삼성 코리아단기채권증권자투자신탁 제1호[채권]S(206억2300만원)가 차지했다.
 
펀드에서 설정액은 투자자의 투자 예정 금액으로 펀드의 총액과 그 규모를 말한다. 설정액 증감에 따라 펀드 수익률 영향도 있는 만큼, 금융 투자자들은 설정액 규모를 보고 투자 진입 여부를 결정한다. 국내 채권형 전체 부문의 경우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높은 설정액이 들어오면서 같은 기간 수익률은 0.81%를 기록했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한 달 동안 6621억원이 빠져나갔고 수익률은 -4.50%의 손실을 봤다. 
 

[자료=에프앤가이드]

일반적으로 채권은 금리가 높을수록 투자 매력도가 더 올라간다. 채권금리도 상승(채권 가격 하락)해 낮아진 채권 가격으로 자본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계속된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낮아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올해 다가올 금리 피크아웃(정점통과)에 대비해 미리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주식보다 채권형 펀드에 대한 기대 수익을 더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이후 금리가 안정되면 그때를 차익 실현 기회로 보는 것이다.

수익률도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은 한 달 기준 0.81%, 6개월 기준 1.27%, 5년으로 보면 5.61%다. 반면 1달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은 -4.50%, 6개월 기준 -4.24%, 5년으로 하면 -0.61%다. 그 밖에 국내 혼합형 펀드도 최근 하반기 동안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다. 채권형 펀드가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3분기부터를 채권 거래 호황 시기로 보고 있다. 

◆순자산 80조원 시대···ETF도 '채권형·고금리형' 상품 주목

ETF도 올해 채권형·혼합형을 비롯해 월분배형·자산배분형 등 다양한 선택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ETF의 순자산 규모는 80조원에 육박했다. 코스피 침체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ETF 시장에서도 채권형·장기국채 수익률이 두 달 사이 20%에 육박하며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금리가 높고 만기가 긴 채권형 혹은 고금리형 ETF에도 투자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기채에 투자하는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두 달 기준 17.56%의 수익률을 냈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 여파로 리스크가 적은 채권형 ETF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 영향으로 채권형·고금리형 ETF 투자가 계속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주식시장 침체로 ETF 투자자도 장기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 매수할 마지막 기회···올해 최소 2배 급등 전망

대표 안전자산 수단인 금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12개 국내 금 펀드 상품의 최근 3달 기준 수익률은 12.64%로 집계됐다. 이는 2주 전보다 약 2배가량 오른 수치다. 설정액도 한 달 사이 88억원, 3개월 133억원, 6개월 기준으로는 총 316억원이 들어왔다. 

금값 역시 올해 안으로 트로이온스(31.1g)당 최고 4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계속된 통화긴축과 경기침체 공포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국제 금 거래 시세는 전일 대비 0.01% 오른 1826.20달러를 기록했다. 소폭 올랐지만 3개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 해당 기간 동안 12% 상승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가시화될수록 금에 대한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침체에 따른 실질 수요의 영향을 받는 경기 민감 원자재보다 금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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