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는 29일을 기점으로 2022년 시장을 마무리했다. 한해 동안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삼중고에 시달렸던 국내증시는 거래대금이 급격히 줄어들며 ‘동학개미운동’의 종말을 알렸다. 또한 ‘코리아디스카운트’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지 못한 시장이라는 점도 각인 시켰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2236.40에, 코스닥은 679.2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연초대비 25.17%(752.37포인트), 코스닥은 같은 기간 34.55%(358,54포인트) 폭락했다. 국내증시 시가총액은 코스피 1767조2352억원, 코스닥 315조4987억원으로 총 2082조7339억원을 기록했다. 연초(2659조4970억원)대비 576조7631억원(-21.69%) 증발한 셈이다.
거래대금(ETF·ETN·ELW 제외)은 28일 기준 12조7043억원으로 연초대비 30.53%(5조5821억원) 감소했다. 국내증시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를 살펴보면 △1월 206조5096억원 △2월 186조6601억원 △3월 19조8867억원 △4월 18조5576억원 △5월 16조8658억원 △6월 16조2247억원 △7월 13조3160억원 △8월 14조2636억원 △9월 13조8920억원 △10월 12조8902억원 △11월 14조3361억원 △12월 11조8140억원 등이다. 3월, 8월, 11월을 제외하고 전부 전월대비 감소했다. 특히 12월에는 월평균 12조원 이하로 내려앉았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연초 일평균 거래대금 13조4834억원에서 7조4252억원으로 44.93% 줄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4조1989억원에서 2조5107억원으로 40.21% 감소했다.
전문가들도 국내증시가 이처럼 내려앉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2022년 나의 실수’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중앙은행 긴축의 장기화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초 시장에서는 2022년 말 기준금리를 0.75~1.0%로 예상했었다. 당시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서도 6월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3번,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은 3월 이후 7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모두 금리를 올렸다. 0.25%포인트 인상에 그친 3월을 제외하면 0.5%포인트 빅스텝 2번, 0.75%포인트 자이언트스텝 4번을 단행했다. 연말 기준금리는 당초 예상과 달리 4.25~4.5%까지 상승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책에 의한 수요가 팬데믹 이후의 공급 제약과 만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있는 상황에서 전쟁까지 발생했다”며 “전쟁의 발발은 예측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의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전쟁 발발 초기에 인식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현상은 단기간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예탁금은 28일 기준 46조9844억원으로 연고점(75조1073억원) 대비 30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예탁금은 증시 대기자금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금리인상 수혜를 입은 금융권으로 흘러들어간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예·적금 규모가 46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는 사상 최대 증가폭으로 관련 통계가 편제된 2001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증시는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방압력이 높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경기부양책 효과로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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