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설인들에게 있어서도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다. 2021년 6월 광주 재건축 현장 붕괴사고가 있은 지 6개월 만인 2022년 1월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함께 불안과 우려 속에서 한 해를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건자재 가격과 안전 등 규제 증가에 대응한 관리비용 상승 등으로 생산원가가 급격히 상승했고,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계속된 금리 인상과 부동산 금융시장 침체로 사업 및 운영 자금 조달에 애를 먹었고, 최근에는 주택시장 침체 우려와 늘어나는 미분양으로 예정된 사업의 추진 시기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건설업계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2023년에는 국내외 경제의 불안 속에서 건설경기가 더욱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4년 동안 계속 상승해오던 건설 수주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고, 공공건설투자 감소에 민간의 소비 위축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급격한 민간 건설투자의 감소는 전체적으로 건설투자를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은 세계적인 경제 악화 전망 속에 더욱 불확실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를 비롯해 다수 경제기관이 1%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재정 부담 증가 그리고 유럽 및 미국 등 주요국의 사회·경제 상황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가 심화되면 경제성장률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건설산업의 역할이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건설산업은 생산과 고용 측면에서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높은 산업이다. 직접적인 생산·고용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전후방 연관산업에 대한 간접적인 영향과 소비 및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특히 지역에 있어 건설산업은 지역경제와 직결되는 산업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건설산업의 급격한 위축을 막기 위해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적정 수준의 건설투자 유지가 필수적이며, 건설산업의 생산 및 고용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또 건설경기 악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중소 건설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도 중요하다. 단기적인 대응 정책과 함께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건설산업의 실질적인 혁신 정책 추진과 건설 주체 간 협력을 유도하는 정책 추진도 다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건설업계의 내적인 노력도 필수다. 지속되는 건설 현장의 사망사고는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된 요인이다. 적극적인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활동과 안전문화 정착 활동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또 스마트 건설기술과 생산 참여자 간 협력에 기반한 생산성 향상과 기술 혁신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2023년 올해는 다른 어느 때보다 건설산업의 국민경제적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와 건설업계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건설산업이 변화하는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지속 성장을 도모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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