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신사업 경쟁] ② IT투자 쏠리는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韓美中업체 간 '대혼전' 예고

단독 수장 네이버클라우드, '팀네이버 구심점' 역할 강화…아태 중심 글로벌 진출 타진

KT클라우드, AI인프라·DaaS·CPaaS 신사업 확대…기업·대학·공공 분야 사업 성과 집중

NHN클라우드, 원천기술 확보와 공격적 사업 전개…인수합병 등 공공 시장 선두 유지

CSP전환·멀티클라우드 수요 나올 듯…서비스 유통·지원하는 IT서비스·MSP 역할 커진다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 인프라 마련해 영업 나선 중국 CSP들, 기업용 틈새시장 노릴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 혁신 기반으로 인식되는 클라우드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되면서 정보기술(IT) 시장의 큰 축으로 떠올랐다. 아직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신규 수요와 이미 도입한 기업의 전환·추가 수요 기회가 크다. 새해 한국과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 간 경쟁 전선이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중국 CSP의 움직임도 한층 커져 3국 사업자 간 혼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KT클라우드 등 공공 부문 민간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던 한국 CSP들이 올해 국내 기업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 지역 클라우드 신흥 시장에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도전하고 있다.

◆ 글로벌 기회 찾는 네이버클라우드, 신상품 판로 개척하는 KT클라우드, 인수합병으로 길 넓히는 NHN클라우드

이날 네이버클라우드는 김유원·박원기 공동대표 체제에서 올해 김유원 단독대표 체제 전환을 통해 기술 중심 글로벌 성장 전략 가속화를 선언했다.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웍스·클로바CIC·파파고·웨일 등 '팀네이버'의 기술 역량을 결집하는 혁신 구심점 역할을 강화하고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작년 11월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의 웍스모바일(네이버웍스), 클로바CIC, 파파고, 웨일 등을 클라우드 사업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 중심 조직으로 통합해 인프라부터 플랫폼 솔루션까지 강화된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중심 구조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고가용성을 갖춘 데이터센터 인프라,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돕는 데이터 분석 도구, 인공지능(AI) 기술과 모바일 환경 맞춤 지원으로 업무 효율을 높여 주는 스마트워크 솔루션 등을 갖춰 국내와 세계 시장에서 일반 기업뿐 아니라 금융·의료 분야 디지털 전환 수요 공략을 꾀한다. 작년 10월 24일 글로벌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인 '클라우드포씨'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태국 시장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해 작년 12월 7일 태국 방콕에서 KOTRA와 '디지털헬스케어 혁신콘퍼런스'를 열어 현지 대형병원, 공공기관과 스마트헬스케어, 스마트시티 사업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박원기 전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제 네이버클라우드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개발 대표를 맡아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한다. 그는 지난 12월 14일 연례 콘퍼런스 '네이버클라우드 서밋 2022' 기조연설을 통해 "아태 지역 톱3 성장을 단기 목표로 한다"면서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으로 사업 영역을 1차 확장해 전개하고 동남아 권역 디지털 전환 확산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클라우드는 작년 4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 사업 분야에서 맞춤형 서비스 강화, 공공 전담 사업체계 구축을 추진해 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22년 하반기 고성능 컴퓨팅 지원사업'에 국내 AI 기업, 대학, 연구기관에 AI 인프라 솔루션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제공하고 지난 12월 7일 한국은행에 클라우드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발표해 국내 최초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공공 DaaS 사업을 수주해 행정·공공 분야 입지를 다졌다.

연말엔 문자·인증 메시지 발송을 API로 처리해 일반 기업용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유연하게 지원하는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CPaaS)을 출시했고 올해부터 음성통화·지능망 등 인프라도 소프트웨어 형태로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정보보안 기업 안랩과 손잡고 '공공 보건복지 분야 클라우드 및 보건체계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올해 1월부터 사업 추진을 위한 실무 협의체를 운영하고 공공분야에 안정적인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기술 지원과 관련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백도민·김동훈 공동대표 체제의 NHN클라우드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올해 '공격적 사업 전개'를 예고했다. 손익분기점 돌파, 공공 클라우드 전환 시장 선두 유지, 치열해지는 시장 주도권 경쟁에 대응한 사업 확대와 원천 기술력 확보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NHN의 게임 특화 플랫폼으로 2014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NHN클라우드는 작년 4월 분할 설립한 이래로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경험과 게임, 결제, 커머스 등 NHN 사업 분야별 노하우를 살린 서비스 역량을 강조해 왔다. 당시 백도민 NHN클라우드 공동 대표는 기술력, 솔루션 완성도,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전략 파트너십 구축, 글로벌 MSP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이후 6월 28일 개최한 'NHN 클라우드 메이크 IT' 콘퍼런스에서 이커머스, 교육, 게임사 고객 사례와 중앙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클라우드 전환과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인프라 공급 사례 등을 공개했다.

NHN클라우드는 출범 직후인 작년 5월 27일 클라우드 전문기업 '크로센트'를 인수해 클라우드 DaaS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26일에는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사업 고객 30% 이상을 확보했다고 강조하면서 클라우드 전문기업 '인재아이엔씨'를 인수해 공공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나섰다. 12월 6일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2 스마트제조혁신대전'에 참여해 클라우드 제조 플랫폼 'KAMP' 구축에 참여한 사례를 소개하고 12월 21일 상상인저축은행과 차세대 시스템 전반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민간 클라우드 분야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 CSP 전환, 멀티클라우드 도입 여지 크다…IT서비스기업·MSP 클라우드 서비스 유통·지원 역할 커질 듯

작년 12월 28일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클라우드 분야 실태조사'에 응답한 국내 클라우드 고객사 중 59.8%는 CSP를 전환할 수 있다('시간·비용 투입 시 전환 가능', 또는 '손쉽게 전환 가능')고 답했고, 32.0%는 여러 CSP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멀티클라우드' 도입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이미 도입함', '도입 검토중' 또는 '도입을 원하나 어려움이 있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같은 조사에 따르면 2019~2021년 3년간 국내 클라우드 시장 1위 사업자인 AWS가 점유율 70% 안팎을 차지한 가운데 2위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와 3~4위 구글·네이버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유지보수·사고대응, 제품 이용 설계와 요금 최적화 업무를 수행하는 MSP 파트너를 통해 고객사와 거래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IT서비스 기업과 중견 클라우드 MSP  파트너 기업들이 올해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 사업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IT서비스 빅3로 묶이는 삼성SDS, LG CNS, SK㈜ C&C는 재작년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맡은 임원들에게 작년 상반기 5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하면서 이 분야 중심 성장 동력 강화 기조를 시사했다. 실제로 3사의 작년 3분기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한 플랫폼 구축,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양성 등에 투자했고 대외 신규 고객 확대로 성장을 도모했다. LG CNS는 스마트팩토리 사업 성과를 강조하면서 데이터·AI 신사업 비중 확대를 예고했다. SK㈜ C&C는 그룹 주요 계열사 클라우드 전환 경험과 대외 사업 확장 성과를 강조하고 디지털 팩토리 등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을 발굴하고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중심 글로벌 확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메가존은 작년 클라우드 MSP 업계 1위 메가존클라우드를 포함한 관계사 총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작년 6월 AWS 올해의 파트너상 마이그레이션 부문을 수상하고 11월 AWS IoT 컨설팅 컴피턴시 인증을 획득해 AWS 파트너로서 성과를 인정받았고 작년 2월 KT에서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뒤 10월 KT클라우드 '플래티넘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KT클라우드 파트너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메가존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클라우드 특화 MSP인 자회사 제니스앤컴퍼니는 작년 11월 서울여대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단과 클라우드 산학협력 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여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메가존소프트는 작년 알리바바클라우드와 국내 데이터센터 개소를 알리면서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고 구글클라우드에서 '올해의 아태 세일즈 파트너상'을 수상하는 등 다른 CSP와 협력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국내외 고객사 2000곳에 멀티 클라우드 관리 자동화 플랫폼 옵스나우를 포함한 클라우드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MSP 시장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블로코, 휴런 등과 손잡고 블록체인, 헬스케어 분야 MSP 사업 협력에 나섰고 12월 12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소재 디지털 전환 선도 기업 이앤드엔터프라이즈(전 '에티살랏디지털')로부터 14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해외 거점 중심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추진력을 얻었다. 작년 2월 장인수 전 인젠트 대표를 한국 총괄 대표로 선임하고 국내 비즈니스 입지와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작년 4월 금융·공공 분야 시스템 통합과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퍼스텍과 클라우드 이전 사업 추진 업무 협약을 맺고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 클라우드 전환 수요 공략에 나섰다. 5월에는 금융·IT·건설 분야 고객을 보유한 백엔드 노코드 개발 전문 솔루션 기업 엔터플과 업무 협약을 맺고 데브옵스 툴체인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엔 나섰다.

◆ 국내 데이터센터 인프라 마련해 기회 엿보는 중국 텐센트클라우드·알리바바클라우드…틈새 수요 공략 예상

중국에 본사를 둔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CSP 자회사도 한국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이들은 이미 국내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한 미국 CSP나 선두권에 있는 국내 CSP가 접근하지 못한 틈새시장과 새롭게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 환경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클라우드는 2020년 말 한국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가용영역)를 개설했고 중국 CSP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했다. 작년 초부터 텐센트클라우드는 한국 기업의 가상공간 구축 지원을 위한 솔루션을 선보였고 12월 연례 콘퍼런스를 열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파트너 생태계를 통한 성장 전략을 강조했다. 12월 19일에는 게임사 넥슨과 손잡고 모바일 앱 기반 메타버스 '넥슨타운'에 탑재되는 실시간 화상채팅과 게임 아이템 거래 등을 위한 실시간 통신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혀 향후 가상세계 플랫폼 분야 수요 공략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2016년 한국 시장 진출 7년 차인 작년 3월 30일에 한국 첫 데이터센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국내 디지털 전환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0월 27일 한국인디게임협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우수한 국내 인디 게임사에 클라우드 전문 컨설팅을 무상 제공해 알리바바 클라우드 이용 저변 확대를 도모하기 시작했다. 11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클라우드 자원을 활용하는 자체 개발 노트북과 AI 모델 개발·활용을 지원하는 솔루션 등을 소개하면서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과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부터 기업 경영 환경 변화에 도래할 10대 예측을 제시하면서 2023년 디지털 기술 투자 성장률을 16.9% 수준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1.6~1.7%)의 10배에 달하는 이 관측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그만큼 디지털 기술 공급 분야에 사업 기회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IDC는 기업이 운영 효율 달성과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차별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머신러닝, 고급 분석 등 핵심 기술에 투자해 혁신을 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