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금리 오름세 꺾이자 5대은행 정기예금 9개월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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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1-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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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5대은 정기예금 잔액 815.6조···한 달 새 11.6조 줄어

  • 최근 빠르게 내려선 금리에 만기 도래해도 예금 넣지 않아

[사진=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예금(수신) 금리 경쟁에 불이 붙었고, 정기예금은 매월 수십조 원씩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되레 하락한 것은 물론 연말 예금 외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예금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들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815조6093억원으로 11월 말(827조2986억원)보다 11조6893억원(1.4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6조4454억원 감소한 이래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지난해 4월 말 기준 1조1536억원 늘어난 뒤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직전 3개월인 9월부터 11월까지 정기예금은 월평균 32조4746억원씩 늘어나는 등 매달 수십조 원씩 증가했다.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정기예금이 8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부터 금리 인상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신 금리 인상 경쟁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월 증가 폭(19조710억원)이 직전월 대비 크게 감소한 지 한 달 만에 11조원 넘게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하나은행(3.56%)을 제외하면 농협(-6.02%)을 필두로 신한(-2.26%)·우리(-0.89%)·국민(-0.85%) 모두 역성장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고객 예금에 대한 정확한 자금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감소 추이를 명확히 알 수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금리 인상이 지속된 영향으로 예금 금리가 치솟아 정기예금 유입세가 강했는데 최근 예금 금리가 한풀 꺾이면서 고객 이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최고 상단은 우리은행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가 연 4.80%로 가장 높았다.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5%를 넘어서기 시작해 한때 최고 금리로는 연간 5.18% 금리(우리 WON플러스 예금)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상품 연간 금리는 현재 4.59%로, 고점 대비 0.59%포인트 내려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발 금리 인상 자제령으로 더 이상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 데다 이미 많은 고객이 예금으로 자금을 넣었던 만큼 더 이상 정기예금으로 강하게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 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는 등 '산타랠리'를 좇는 움직임이 있었을 수도 있다. 또 대출 상환 등 연말 다양한 자금 수요에 정기예금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하면서 은행 대출을 받아온 기업도 최근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6조3064억원을 기록해 직전월(111조3276억원)보다 4.51%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 역시 599조938억원에서 598조5739억원으로 5199억원(0.09%) 줄었다. 이는 연말 기준 회계 처리를 앞두고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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