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 대구 수성, 부산 해운대마저... 새학기 특수 사라진 '학군지', 전셋값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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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수습기자
입력 2023-01-0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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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 거래량도 감소세…겨울방학 이사철 특수 없었다

[그래픽=아주경제]


새 학기를 앞두고 서울 강남과 목동,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 등 대표 학군지 전셋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통상 겨울방학 시기에는 학군지 전입으로 인해 전셋값이 오르고 거래도 늘어나지만 고금리 등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에 '이사철 특수'마저 무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요 학군지 전셋값은 지역 평균을 웃도는 하락 폭을 기록하고 있다. 12월 넷째주(26일 기준) 대구 수성구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1.5% 떨어져 대구 전체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부산 해운대구도 부산 평균(-0.77%)보다 높은 1.24% 하락률을 보였다. 

강남·목동 등 서울 유명 학군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1.22% 떨어져 전주(-1.07%)보다 내림세가 가팔라졌고 양천구는 1.32%로 전주(-1.26%) 대비 하락 폭을 키웠다.

최근 전셋값 추락을 반영하듯 지방 일부 학군지 내 최상위 단지에서는 반값 수준까지 떨어졌을 정도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최고 5억5000만원에 달하던 대구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황금동'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3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1차' 전용 125㎡ 전세는 최고가(10억5000만원) 대비 절반인 5억2500만원에 계약됐고, 같은 달 28일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11㎡는 최고가(9억원) 대비 약 40% 수준인 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울산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울산 남구 옥동 '대공원롯데인벤스가' 전용 84㎡는 지난달 직전가에서 2억원 빠진 4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최고가 2억9000만원이던 옥동 '동덕현대' 전용 68㎡ 전세매물은 1억68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14억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불과 한 달 전인 11월 26일 계약금액(19억원)보다 5억원이나 하락했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201건으로 11월(321건)보다 약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전 서구와 유성구도 각각 25%, 12% 줄었다. 부산 해운대구도 287건에서 219건으로 24% 줄어 부산 지역 평균(-17%)보다 감소 폭이 컸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555건으로 11월(581건)보다 4.5% 줄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거 지방 대도시 학군지 위주로 공급이 늘었는데 그 수요가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빠지면서 전셋값이 폭락한 것"이라며 "학군지 수요를 견인하는 학령인구 자체가 계속 줄고 있는 것도 근본적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 부동산 상승기에 매매가와 전셋값이 특히 많이 오른 학군지 위주로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절벽에 전세 매물은 쌓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2942건에서 3234건으로 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전 서구와 울산 남구는 각각 13.2%, 10.2% 늘었다. 서울 강남구 전세 매물은 7261건에서 8255건으로 13.6% 늘었다. 양천구도 같은 기간 2050건에서 2248건으로 9.6% 증가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통상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11~12월에 한창 전세 거래가 활발한데 올겨울엔 수요 자체가 거의 없다. 이미 학군 수요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전셋값이 많이 높아졌을 때는 매물이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많았는데 가격이 확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전세 거래가) 유독 꽁꽁 묶여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까지가 학군지 이사를 위한 적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하반기 전셋값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지방에서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들은 좋은 가격에 전세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어 세입자들로서는 학군지 이사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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