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6개 성·시가 올해 1분기 발행 예정인 지방채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상당 부분이 인프라 투자를 위한 특수 목적 채권으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 지방 정부가 대규모 채권을 발행,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4일 중국 경제 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 16개 성(省)·시(市)가 올해 1분기 발행 예정인 지방채 규모가 1조963억 위안(약 202조6729억원)으로 집계된다고 보도했다. 이중 특별 채권이 8087억 위안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직 발행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지방 정부까지 더한다면 올해 1분기 특별 채권 규모가 1조 위안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전했다.
올해 가장 먼저 지방채를 발행하는 지역은 칭다오다. 칭다오시 재정국은 오는 6일 212억6000만 위안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12억6000만 위안 지방채 가운데 특별채권과 일반채권은 각각 171억6000만 위안, 41억 위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산둥성(칭다오 제외), 푸젠성, 저장성 등 지방 정부도 잇달아 1월 지방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며 각각 300억 위안, 200억 위안, 560억 위안 지방채를 발행한다고 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이 올해 7조 위안 이상 지방채를 발행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는 지난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중국 정부가 이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중국 지방정부는 지난해 한해 약 7조3700억 위안 상당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부동산 시장 위기 장기화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 인프라 투자에 의존한 성장을 독려해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특히 인프라 투자 강화를 강조했다. 회의에서 '14차 5개년 계획' 주요 프로젝트의 시행을 가속화하며 지역 간 인프라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며 "더 많은 민간 자본이 주요 국가 프로젝트와 보완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하도록 장려하라"고 주문했다.
올해 새해 벽두부터 중국 정부는 경제 동력 회복을 위해 재정 지출을 적절히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재차 확인했다. 류쿤 재정부장은 4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 회복 기반이 아직 튼튼하지 않지만 거시적인 재정 통제를 강화하고 지방정부의 부채 위험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고품질 개발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 수입·재정 적자·이자 할인 등의 정책 수단을 활용해 재정지출 규모를 완만하게 확대하고, 특수목적채권 투자 촉진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지방정부 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은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중국 내부적으로 올해 중국 경제가 방역 정책 완화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최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 목표 성장률이 5.5% 내외로 설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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