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5일 수출입은행은 전날 3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10억 달러, 5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15억 달러, 10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10억 달러 등 총 35억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를 제외하고 국내사가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 외화채권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주문도 역대 최대 규모인 17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장중 2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해당 채권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유럽·미국 대형 은행, 자산운용사와 국제기구, 중앙은행 등 안전자산 선호 투자자들의 주문이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지역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고 유럽·중동(32%), 미국(31%)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별로는 연기금·보험·운용사 비중이 절반가량(46%)을 차지했고 은행(29%)과 국제기구·중앙은행(25%)으로 파악됐다.
이날 청약 배수는 4.9배로 전날 미국 시장 청약 배수 평균인 2.6배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청약 배수에 따라 최종 발행금리는 각 만기별로 최초 제시금리 대비 35bp(1bp=0.01%)씩 축소시켜 신규발행프리미엄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얻었다. 해당 금리는 수은채 유통금리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하루 전 미국시장 발행물이 13bp 이상 프리미엄을 지급한 것을 감안하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발행분 가운데 10년 만기 채권(10억 달러)은 기후변화 등 환경 이슈에 민감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블루본드(Blue Bond) 형태로 발행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계 최초 블루본드로, 발행 대전은 우리 기업의 친환경‧고효율 선박 건조를 위한 장기·안정적 자금 지원에 활용됨에 따라 환경 이슈에 민감한 해외 ESG 투자자 유치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수은 관계자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해 한국물의 첫 발행을 성공적으로 열어 한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재확인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년 연속 새해 첫주부터 전격 발행에 나섰다"면서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은 작년 국내 채권시장 이슈 등으로 한국계기관 외화채 발행이 다소 어려워졌다는 우려를 해소해 향후 다른 기관들의 한국물 발행 재개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