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초부터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외국인 수급의 영향이 중요해진 시기다. 최근 3년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관심이 쏠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08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ETF·ETN·ELW를 제외하고 사들인 주식 규모는 8630억원이다. 같은 기간 기관은 9755억원을 팔았고 개인은 337억원어치를 샀다.
외국인은 최근 3년 연속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지속해왔다. 2020년 24조5652억원, 2021년 25조6011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2022년에도 6조806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50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내다 파는 동안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동학개미운동’을 이끈 개인투자자가 하락장을 방어했다.
그러나 최근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수급 영향력이 절대적인 외국인 매매가 증시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락장을 방어해 온 개인투자자의 투심을 엿볼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12월 23일 43조9025억원까지 내려가며 연중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4일 3거래일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주로 사들였다.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36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580억원), 현대차(557억원), 신한지주(490억원) 순이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세제 지원, 삼성전자의 감산 가능성, 중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 연기 등에 힘입어 외국인의 반도체 투심이 개선되자 지수도 밀려 올라갔다.
외국인 수급에는 환차익도 영향을 미친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시기 외국인투자자는 자본 이득과 더불어 환차익까지 볼 수 있어서다. 달러 강세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무섭게 치솟았던 환율은 현재 1270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화 절상대비 코스피는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과 흐름이 같다"며 "달러와 미국금리의 동시 하락은 국내 위험투자 회복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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