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2021년 대비 18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대형사의 AUM 감소 규모만 50조원을 상회했다. 반면 신한자산운용과 BNK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은 AUM 규모를 오히려 늘리는 기염을 토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자산운용사들 펀드 및 투자일임의 순자산총액과 평가액 합은 1448조47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말 기준 AUM 1466조1845억원 대비 17조7074억원(1.21%) 감소한 수치다.
10조원 이상 자산운용사만 따로 집계하면 감소폭은 더 벌어진다. 2022년말 기준 AUM 10조원 이상 자산운용사는 총 25곳으로 이들의 합산 AUM은 1240조816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말 기준 이들의 합산 AUM은 1260조3924억원이었다. 1년새 AUM이 19조5764억원(1.55%) 줄어든 셈이다.
자산운용사 AUM 감소는 초대형 자산운용사의 부진에서 기인했다. 먼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65조118억원에서 145조1891억원으로 19조8227억원(12.01%) 줄며 자산운용사 가운데 AUM이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292조5237억원에서 276조9293억원으로 15조5944억원(5.33%), 한국투자신탁운용이 63조3824억원에서 48조4953억원으로 14조8871억원(23.49%) 축소됐다. 이들 3개 자산운용사의 AUM 감소 규모만 50조3042억원에 달한다.
이들 세 자산운용사의 AUM 감소는 채권 자산 급감이 야기했다. 합산 채권 AUM 감소액은 25조6172억원으로 전체 감소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산운용사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이 15조6437억원 감소하며 가장 많이 줄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조6804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3조2931억원 빠졌다.
주식 자산 감소액도 전체 축소 규모의 30% 이상인 총 18조2228억원으로 확인됐다. 삼성자산운용이 6조7292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조3667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5조1269억원 쪼그라들었다.
이밖에도 한화자산운용의 총 AUM이 108조7606억원에서 99조5280억원으로 9조2326억원(8.49%) 줄었고 △교보악사자산운용 8조2268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 5조6831억원 △DB자산운용 3조5166억원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3조459억원 △브이아이자산운용 2조1283억원 △KB자산운용 1조9855억원△하이자산운용 1조3289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1조3021억원 등이 1조원 이상 감소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투자자가 많이 찾는 대형 자산운용사는 시황 변동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2022년에는 주식과 채권 등 주요자산이 모두 부진했던 만큼 대형사들은 AUM감소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었던 2021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32조9639억원, 삼성자산운용 15조4452억원 늘어나는 등 시황에 따라 대형 운용사일수록 AUM 변동이 크게 나타났다.
2022년 3분기말 기준으로 적립금 896조6000억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연초대비 -7%를 기록했다. 다만 노르웨이(-18.2%)와 네덜란드(-16.6%), 미국(-15.9%) 등 글로벌 연기금 운용수익률 대비로는 선방했다.
어려운 시장환경에서도 AUM을 늘린 자산운용사도 있었다. 신한자산운용 AUM은 67조9317억원에서 109조1581억원으로 41조2264억원(60.69%)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로부터 이관받은 40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고려해도 1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BNK자산운용도 AUM을 9조1435억원에서 14조5483억원으로 5조4048억원(59.11%) 늘렸다.
이밖에도 △흥국자산운용 4조8871억원 △이지스자산운용 4조3033억원 △IBK자산운용 4조1160억원 △하나유비에스자산운용 3조8082억원 △우리자산운용 3조1013억원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 2조9334억원 등이 전년 대비 AUM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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