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운영 중인 음원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 '바이브' 내 신규 추천 기능을 선보임과 동시에 대형 업체와 파트너십으로 이용자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주경제는 최근 경기 분당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바이브의 AI 개인화 추천을 전담하는 송창훈 네이버 뮤직 인텔리전스팀 리더와 만나 올해 바이브의 사업 계획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
"바이브의 음악 개인화 추천은 사람이 직접 작업하거나, AI 기술이 진행하는 등 두 가지 방식이 있다. 2021년 8월에 팀에 합류해 AI 기반 추천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앞선 2011년 네이버에 처음 입사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시리즈온', AI 앱 '클로바'의 음악 추천 서비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기획 등을 담당한 바 있다.
정확도가 높은, 호응이 좋은 음악 추천 기능을 만들려면 이용자의 청취 경험 등 데이터를 선별·가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어떤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에 입력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입사 후 지난해까지 이러한 R&D를 중점 실시했다. 올해는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신규 기능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언제부터 음악 추천에 관심이 있었나.
"대학 전공 과목은 사회학·경제학이었지만 음악을 굉장히 즐겨 듣고 좋아했다. 당시 2004~2005년 서점에서 팔던 '한국 팝의 고고학' 등 음악 관련 이론서나 해설서를 전부 구매해 읽을 정도였다. 그 시절 읽었던 도서가 지금 업무를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가령 이용자의 음원 청취 흐름 등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데 수월하다."
-AI 기반 음악 추천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
"음악 추천 기술은 갈 길이 멀다. 영상·이미지 등 콘텐츠 부문 기술 대비 뒤처져 있다. 게다가 음악 추천은 계속해서 개인화·파편화되는 추세가 강해 콘셉트 연구가 다수 이뤄져야 하는 분야다. 고도화된 기술을 요구한다."
-다른 음원 스트리밍 앱 대비 바이브만이 갖는 차별점은.
"바이브가 '개인화 추천'을 중점으로 내세운 음악 서비스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R&D 인력이나 시간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정확한 인원 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유수 AI 엔지니어들이 현재 해당 분야 연구에 힘쓰고 있다. 국내 서비스 중 바이브가 개인 음원 추천에 투자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고 자부할 수 있다.
바이브에서 사람이 아닌 AI가 추천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이용자 비중은 전체 80~90%나 된다. 빌보드 톱 100 차트만 듣는 이용자를 제외한 모두가 AI 추천 리스트를 듣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2021년 출시한 '파티룸'과 같이 참여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파티룸에서는 팬과 팬, 팬과 아티스트 간 소통이 가능하다. 파티룸은 집단 음악 소비가 가능토록 해준다. 사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친구들과 한곳에 모여 LP 플레이어나 라디오를 함께 듣는 문화가 있었지 않나. 음원을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스트리밍 시대에도 이러한 장치가 필요하다. 올해 소통 방식과 사용자환경(UI)·디자인 등을 개선한 '파티룸 버전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바이브의 국내 이용자 수는 106만명으로 국내 음원 앱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동기(83만명)에 비해 수치가 증가했다.(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결과)
"음원 추천·파티룸 등 관련 신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음원 재생 리스트를 보강한 점,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강화한 점 등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본다. 현재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바이브 모바일 듣기가 무료로 가능하다. 내부 조사 결과, 작년 바이브 이용자 수는 2021년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있다. '한때 즐겨 듣던 음악'(가칭) 추천 기능이 이달이나 다음달 중 출시될 예정이다. 이용자가 현재는 듣지 않지만 3개월·6개월·1년 전 현재 시점에 즐겨 들었던 노래를 다시 한번 환기해주려는 차원에서 기획했다. 현재 음원 감상 이력을 기반으로 과거에 어떤 음악을 좋아했을지 추정이 필요한데, 이때 AI 기술이 활용된다.
또한 이용자가 최근 자주 듣던 음악을 특정 아티스트나 분위기별로 모아서 다시 구성해주는 플레이리스트도 준비하고 있다. 같은 이용자라도 아침·점심·저녁에 듣는 음악이 각각 발랄한·신나는·편안한 등으로 청취 패턴이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했다. 해당 음원을 분위기나 장르별로 묶어서 제공, 다시 한번 들어볼 수 있도록 해준다."
-올해 서비스 제공 목표는.
"올해도 △신규 콘텐츠 도입 △기존 음원 플레이리스트 강화 △파트너사와 제휴 등 기조로 서비스 성장세를 이어가려 한다. 파티룸 버전 2.0 출시 외에도 오디오 탭에서 '명상' '무비' 등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겠다. 누구나 아는 대형 업체와 파트너십 체결한 내용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 바이브 '투데이(오늘)' 콘텐츠 수를 기존 15~16개에서 연말까지 25개로 늘릴 예정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작사·작곡·피처링한 음원을 추천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사한 음악 스타일의 아티스트를 알려주는 콘텐츠를 포함한다. 해외 음원의 번역 가사도 올해 일본어 등 더 많은 분량을 추가 제공하려 한다.
신규 바이브 이용자에 더 빠른 개인 음원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가입한 지 몇 분 만에 음악 서너 개만 들어도 취향 분석을 완료해 개인화 추천을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해외 시장 진입 계획은 없는지.
"현재로선 없다. 다만 한국 바이브 조직이 네이버 계열의 일본 '라인뮤직' 서비스 운영도 겸하고 있다. 라인뮤직 기획·개발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다. 바이브와 라인뮤직은 별개 서비스지만 일부 기반 기술은 공유하고 있다. 바이브 입장에서 라인뮤직은 글로벌 서비스의 일환이다."
-해외 서비스인 유튜브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데.
"사업 측면에서 (유튜브와) 경쟁하기 쉽지 않다. 사실상 유튜브는 음악 서비스를 '끼워팔기' 하지 않나. 광고 없는 동영상 서비스 '프리미엄' 판매 시 뮤직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식으로… 네이버 바이브를 포함한 국내 사업자들은 끼워팔기 자체가 (여론 등 이유로) 불가하고 그러한 이용 가격으로 제공하기 어렵다."
-도입 3년 차인 바이브 정산시스템(VPS)은 기존 시스템과 어떻게 다른가. 유튜브 등 다른 서비스 정산 방식과도 차이가 있나.
"VPS는 바이브가 아티스트와 상생을 목표로 지난 2020년 3월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음원 사용료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더 공정한 저작권료 분배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과도한 마케팅이나 어뷰징을 실시한 음원에는 정산료가 돌아가지 않는다.
그간 국내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매월 총 매출을 전체 재생 수로 나눠 특정 음원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배분하는 '비례배분 제도'를 채택해왔다. 가령 A 플랫폼의 한 달 전체 스트리밍이 1만회이고 가수 B의 노래가 5000회 재생됐다면, 가수 B는 A 플랫폼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요금의 절반을 가져가는 식이다. 정산 과정은 간단하지만 정산 편중 현상이 일어나거나 이용자가 실제 듣지 않은 음원의 아티스트에게도 정산이 된다는 문제가 있다.
유튜브 등 서비스는 현재도 비례배분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 네이버 바이브는 VPS 채택 후 작년 8월 기준 아티스트의 정산금 증가 사례가 최대 87%까지 증가했다. VPS 참여 음원 유통사는 353개로 2021년 6월(320개)에 비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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