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판 1.6사태"...브라질 시위대, 의회·대통령궁 점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美 의회 난입사태 유사"

1월 8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의회 건물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 불복을 외치며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와 대통령궁 등을 점거하고 폭동을 일으켰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 내 의회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은 뒤 문과 창문 등을 부수고 안으로 침입했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시위대는 막대기나 장대를 사용해 일부 경찰과 보안요원을 폭행하고, 집기류를 내던지고 충격을 가해 건물 바닥을 파손시키는 등 내부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했다.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노란색과 초록색 국기 색 옷을 맞춰 입은 시위대는 건물 지붕에 올라가 브라질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지난 1일 취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지난해 말 발생한 홍수 피해 지역인 아라라콰라를 방문 중이어서 '폭도'들과 맞닥뜨리지는 않았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해 강력 처벌을 천명했다. 

이는 앞서 지난 2021년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사태와 매우 유사하다고 로이터가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이 '50.9% 대 49.1%'라는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결선 투표에서 승리를 거머쥔 지난해 10월 대선 이후,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주요 군부대 앞에 이른바 '애국 캠프'를 차리고 룰라 취임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선거 불복 움직임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