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베이커리 업계 인력난…뚜레쥬르 제빵기사 "주 1회 휴무도 못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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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3-01-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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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준히 제기된 노동 강도 문제

  • 연말 퇴사 증가…"SPC 대체 안 되길"

  • '기사 없는 날' 도입에 업무 부담 가중

한 뚜레쥬르 제빵기사가 SNS에 올린 자신의 손 사진. 지난해 9월, 18일 연속 근무 중 링거를 맞고 있는 모습 [사진=SNS]

파리바게뜨에 이어 뚜레쥬르 제빵기사들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뚜레쥬르 제빵기사들이 월 1~3회밖에 쉬지 못하는 등 일주일에 하루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임종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이 지난해 노동 투쟁을 할 당시 뚜레쥬르 제빵기사들로부터 비슷한 문제로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 지회장은 "자세한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으나 연락해온 기사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뚜레쥬르 회사의) 심각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주 1회 휴무도 갖지 못하게 하는 등 노동법을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노조 설립 전 우리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제보를 통해 뚜레쥬르 제빵기사 근무 이력을 확인한 결과, 추석 명절이 있던 지난해 9월 명절 당일 하루를 쉬고 30일 연속 근무한 이도 있었다. 30일 연속 근무한 것을 시간으로 따지면 총 283시간이며 일반 근로자가 9월 한 달 평일 9시간씩 근무했을 때는 160시간이다. 이는 일반 근로자 업무 시간에 비해 2배 가까운 약 1.8배 일을 더 한 것이다. 

친척상에 휴무를 요청했으나 받지 못해 다른 지점 기사에게 자신의 지점을 부탁하고 다녀올 수밖에 없던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뚜레쥬르 제빵기사들의 퇴사가 잦고, 뚜레쥬르에서 파리바게뜨로 이직하는 기사들도 많다. 퇴사가 많으니 인력 부족으로 현장 휴무는 돌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본인이 일하는 지역에 사람이 많으면 많이 쉴 수 있다. 퇴사 및 이직하는 사람이 많은 시기엔 휴무도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케이크 판매량이 평소 3~4배에 달하는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둔 시기에는 제빵기사 퇴사가 더욱 증가해 왔다. 지난달 크리스마스에는 늘어난 업무에 경쟁사의 부침까지 더해 기사들 사이에서는 "부디 지금 SPC 대체로 뚜레쥬르를 선택하지 않기를"이라는 불만까지 나왔다. 

CJ푸드빌 측이 얼마 전 내놓은 근로여건 개선 조치 중 ‘기사 없는 날’로 인해 뚜레쥬르 제빵기사들은 더 높은 노동 강도를 견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력난으로 제빵기사들이 잘 쉬지 못하자 CJ푸드빌은 지난해 말 뚜레쥬르에 ‘기사 없는 날’을 만들었다. 주 1회 의무 휴일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사 없는 날’ 도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발도 나온다. 해당 요일에 새로 빵을 만들 수 없는 만큼 그 전날 더 많은 일을 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뚜레쥬르 제빵기사들의 복지 역시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빵기사 블로그나 카페 등 커뮤니티엔 “뚜레쥬르는 파리바게뜨보다도 복지가 상당히 떨어진다”, “뚜레쥬르 갈 거면 파리바게뜨에 가라” 등의 글이 달리며 경쟁사 대비 복지가 미흡하고, 업계 전반 처우도 열악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푸드빌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제빵기사 교육을 받기를 원하면 교육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자격증을 취득해 제빵기사로 일할 수 있게 되면 포상금을 지원하는 등 인력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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