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외식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섰다. 멤버십 혜택을 줄이고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긴축경영의 일환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저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불필요한 고정비용이나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경영 효율 극대화 전략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일부 유통·외식 기업들이 멤버십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영업 시간을 단축한 회사도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VIP 멤버십 등급을 산정할 때 가족 단위로 합산했던 제도를 폐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연 구매금액 400만원 이상인 VIP고객(레드등급) 혜택인 ‘무료음료 쿠폰 상시 발급’을 중지했다.
올리브영은 지난 3일부터 멤버십 등급별 CJ ONE 포인트 적립률을 절반가량으로 줄였다. 베이비 올리브, 핑크 올리브 등급은 1.0%에서 0.5%로, 그린 올리브 등급은 1.5%에서 1.0%로, 블랙 올리브와 골드 올리브 등급은 2.0%에서 1.0%로 각각 적립률을 축소했다. 올리브 측은 멤버십 규모가 확대함에 따라 운영 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립률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가 사라진 사례도 있다. 신세계그룹 간편 결제인 쓱페이는 지난달 신세계 상품권을 쓱페이로 바꿔 아파트 관리비로 납부하는 서비스를 종료했다. 쓱페이 내 카드결제는 가능하지만 신세계 상품권, 금융사 포인트 전환금, 신용카드 충전금 등 준현금성 충전금으로는 결제할 수 없다.
bhc가 운영하는 아웃백은 최근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40만~60만원 이상이던 VIP 혜택 기준 금액을 50만~80만원으로 상향했다. BBQ 역시 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5%에서 3%로 조정했다.
효율성이 낮은 밤 시간 영업을 줄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일부 매장에 한해 동절기 동안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다. 해당 제도는 내년 2월 28일까지 시행된다. 이로써 이마트 42개점 등 점포 폐점시간이 오후 11시에서 오후 10시로 앞당겨졌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21개점의 영업 마감시간도 1시간 빠르게 변경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한 것으로 고객 구매 데이터 분석을 거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통·외식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서는 배경은 올해 경기 침체 전망 영향이 크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형마트, 온라인쇼핑 업체 등 유통업계는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이 올해 대비 1.8%에 그칠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 요인이 아닌 자체적으로 마트가 영업 단축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올해 전체적으로 소비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긴축 경영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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