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완수'를 내세운 고용노동부 신년 업무계획을 두고 노동계가 사실상 노동조합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가 관련 정책을 강행하면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9일 고용부 신년 업무보고와 관련해 "노사 법치주의 확립이란 미명 아래 칼날을 노조에 겨누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군사독재 시절 노조를 탄압했던 당시 노동부 업무보고를 보는 듯하다"고 맹비난했다.
한국노총은 "겉으론 노사 법치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노조 때리기식 조사와 감독 행위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국제노동기구(ILO) 기본 협약 핵심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도 비준한 ILO 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협약' 제3조는 근로자와 사용자단체에 대한 공공기관 제한과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국노총은 "노동계를 적으로 만들어 성공한 대통령과 정부는 없었다"면서 "이번 선전포고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날 내놓은 논평에서 "정부 노동개혁은 노조 무력화로 더 많이 일 시키고, 임금은 하향 평준화로 귀결하는 가짜 노동개혁이자 노동개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빌미로 파견법·기간제법 등을 만들고 양산한 정부와 기업에 있는데도 이를 조직된 노동자 탓으로 돌리는 행위는 후안무치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현행 노동시장 문제가 고착된 것은 원하청 불공정거래·일감 몰아주기 등을 일삼은 기업 탓이라며 "이번 업무보고는 이런 근본적 문제 해결 없이 이전 정권부터 기계적으로 쏟아내던 정책을 재탕·삼탕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짜개혁과 노동개악에 맞서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며 대정부 투쟁 의사를 밝혔다.
고용부는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신년 업무계획에서 노조 회계 공개와 노조 사무실 지원 실태·노동단체 지원사업 전수조사 등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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